여행 & 맛 기행

한옥스테이, 차(茶)와 장작불 아랫목의 온기를 전한다

blueroad 2014. 12. 5. 13:05

겨울엔 여름 생각이 간절하고, 여름엔 차라리 추웠으면 하는 것은 인간이 '망각의 동물'이기에 드는 생각이다.

 몸의 순환계가 전반적으로 위축되고 일조량 급감에다 연말연시 어수선한 분위기로 인해

 마음 마저 움츠릴수 있는 겨울엔, 당연하게도 온기 가득한 아랫목, 인정 넘치는 말 한마디,

 몸에 온기와 함께 힐링을 선사할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하다.

어른들의 동화 '어린왕자'의 생 텍쥐베리는 '사막이 아름다운 것은 어딘가에 샘이 숨겨져 있기 때문'이라고 썼다.

이 추운 겨울에도 나와 가족, 친구들에게 따스함을 전할 곳은 있게 마련이다.

온기와 힐링을 전할 '차(茶) 여행'과 아랫목 군불이 뜨거운 '고택 여행'은

이 겨울, 마음의 군더더기를 지우고, 몸의 순환을 월활히 하는 촉매제가 될 것 같다.

서산 계암고택에서 한옥스테이를 하고 있는 두 여우(女友)들이 정겹게 한식을 즐기고 있다.

 

▶차(茶)와 동행하는 여행=

두 가지를 한꺼번에 할 수 있는 곳은 강원도 영월군 주천면 조견당과 남면 우구정 가옥이다.

조견당의 사랑채는 현대인들의 응접문화에 맞게 새로이 단장했고,

 나머지는 옛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종가짓 며느리가 들려주는 한옥이야기와 다도체험이 귀와 입, 마음까지 정겹게 한다.

군불을 때는 우구정가옥의 아랫목은 아빠와 딸, 엄마와 아들이 정담을 나누기에 참 좋은 온도이다.

 

계암고택 주변에는 산책하기에 좋은 해미읍성이 있다.

전주한옥마을 다화원은 '건강한 맛의 고장' 전주 답게 건강한 향기를 풍긴다.

 녹차, 발효차, 꽃차 등 다양한 차를 즐기고, 정갈한 자태로 다도를 배울수 있다.

 차가 적당히 따뜻한 온수에 스며드는 동안 그간 못다들은 아이들의 얘기를 경청해보자.

 선생님의 다도체험 종료 선언이후엔 마지막 남은 한잔으로 가족끼리 건배라도 해볼까 싶다.

때마침 눈이 온다면, 소복히 쌓인 눈마저도 따스하다.

 

 

영월 우구정에서는 한옥의 멋과 정취를 잘 느낄수 있다.

아들들이 뛰어놀수 있는 마당 넓은 고택이다.

문경 상주의 심원사는 다도와 함께 명상법도 배울수 있고,

경주 서악서원, 밀양 혜산서원을 비롯한 서원문화재 곳곳에서 다도체험을 한다.

경주 서악서원과 교촌마을에서는 각각 죽궁·판소리, 유리공예 체험도 함께 할 수 있다.

차의 향기는 서울에서도 풍긴다.

조선 말기 '계동마님댁'이었던 삼청동 북촌상회와 육영재단 어린이회관에서도 다도체험을 마련해두고 있다.

영월의 고택 조견당에서는 종가집 며느리가 해설사가 되어 아이들에게 다도(茶道)를 알려준다.

 

▶'한옥스테이' 아빠와 정담 넘친다= 주인댁과의 정담, 가옥 매무새 감상,

 옛 사람들과의 대화가 이뤄질 고택은 다른 일상의 기회를 제공한다. '

누구 한 사람 아는 이 없는 곳에서 사는 것은 즐거운 일이기도 하다'

고 했던 헤르만 헤세의 말처럼 고택에서의 다른 일상은 휴식과 함께 신선한 마음을 만들어낸다.

 

연천에 있는 조선왕가의 본채 염근당. 금강송으로 지어 반듯하고 우아미가 넘친다.

경기도 연천의 조선왕가의 본채 염근당은 어디 하나 금 가고 터진 곳이 없다.

뒤틀림이 없도록 잘 관리된 금강송을 썼기 때문이다.

연천평야가 한눈에 들어오는 누마루가 인상적이다.

별채인 자은정은 행복한 도피, 나만의 힐링 공간이다.

 간 김에 숭의전지, 당포성, 동이리 주상절리도 둘러보자.

 



경북 청송한옥민예촌의 한옥스테이 프로그램은 TV를 없앴다.

 가족들이 따스한 아랫목에서 밀린 정담을 나누기에 좋다.

도선국사의 깨달음 장소로 알려진 전남 구례군 마산면 사도리 상사마을의 쌍산재는

 고택의 모든 것을 보고 느낄 수 있다.

집터가 무려 1만6500㎡나 되고, 별당아씨가 썼음직한 별채,

사랑방 주인의 벗들이 토론을 벌인 살롱인 서당체와 대숲, 잔디밭까지 갖추고 있다.

지리산에서 흘러내린 물이 모인 당몰샘은 마음을 씻어준다.

 



구례 쌍산재 한옥 인근 상사마을의 아침 풍경은 예술이다.

스산한 바람에도 장작불 아궁이가 온기를 전하는 서산 음암면의 계암고택 추녀의 생김새는 매혹적이다.

 돌담길의 정겨움을 느낀 뒤 눈을 들어 추녀를 보면 느릿한 경사로 이어지다

여인이 야릇한 미소를 짓듯 사뿐히 치켜 올렸다.

단아한 기와집에서 전통 음식 만들기 체험을 할수 있다.

근처에는 '백제의 미소'라 불리는 서산 용현리 마애여래삼존상이 있고, 해미읍성도 멀지 않다.

경북 청송한옥민예촌에선 수백년전 양반과 상민 독거노인, 주모를 모두 만날 수 있다.

손님방에 TV를 없애 다양한 고택의 매력에만 푹 빠지게 한다.

그 마을에 오래도록 전해진 전통놀이도 휴대폰을 놓게 할 정도로 재미있다.

주산지와 객주문학관에서 힐링의 화룡점정을 찍는다.

 



구례 쌍산재에게 아버지와 아들이 차를 마시면 편안한 대화를 나누고 있다.

권우근 한국관광공사 국민관광진흥팀 과장은 한국관광공사는 "추운 겨울이 찾아왔지만,

 한옥스테이는 조상들의 멋과 정을 한꺼번에 느낄고 가족의 따스함을 새삼 확인할 수 있는 곳"이라면서

 "테마가 있는 한옥 여행을 통해 정을 나누며 한해를 마무리하고 새로운 한해를 설계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