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수제(手製)의 가치는 대(代)를 잇는다”

blueroad 2014. 10. 29. 14:57

 

요즘 신축 통나무집 보기가 하늘에 별따기다. 그래서 통나무집 짓는 로그빌더는 더욱 만나기 힘들다.

한때 레스토랑, 펜션 등으로 인기를 끌었던 웅장한 통나무집은 그 매력이 다한 것일까?

14년째 통나무주택만 고집해온 빌더 김용근 씨를 만나 우리나라 통나무집의 가능성을 다시 찾아보고자 했다.

인터뷰는 그의 작업장인 충북 보은의 폐교에서 시작해 속리산 자락, 건축이 한창이었던 현장에서 끝이 났다.



작업장 경치가 아주 좋다. 언제부터 이곳에 터를 잡았나

올해로 3년째다. 폐교 인기가 다소 사그라지던 터라, 운 좋게 임대받을 수 있었다.

대청호 자락의 풍광도 좋고 민가와 떨어져 있어서 나무 작업하기가 좋다.

전에는 1년마다 이사를 다니다 보니 힘들었는데, 지금은 덕분에 안정적으로 작업하고 있다.

통나무집을 짓기 전, 골조작업을 대부분 여기서 한다.

아까 보니 크레인 운전도 직접 하더라

통나무집은 워낙 부재가 크다 보니 크레인이 없으면 작업이 안 된다.

한 곳에서 오래 스태프 생활을 했는데, 경력이 쌓이니 조금씩 배울 기회가 생겼다.

작업장 크레인은 구입한지 6년 정도 되었는데, 이곳에서만 쓰고 현장에서는 가까운 곳의 크레인을 불러 한다.

작업장에 머무는 시간은

1년에 6개월은 이곳에서 골조 작업을 한다.

특히 겨울에는 다음해 현장을 위해 여기 파묻혀 목재를 가공하며 보낸다.

현장에서는 다 만들어진 골조를 조립하고 마감하는 데만 집중한다.

사실 현장보다는 작업장에서 나무랑 씨름할 때가 더 즐겁다.

오래도록 통나무주택만 고집하는 이유가 있나

나는 통나무주택을 짓기 때문에 빌더 일을 하는 것이다.

어떤 이들은 통나무집 일이 없으면 흙집이나 일반 목구조 현장도 가는데,

난 그런 상황이라면 아예 다른 일을 했을 것 같다.
물론 나도 서너 달 공백이 생기기도 하고,

통나무주택을 계속 해야 하나 고민했던 시절도 있다. 하지만 늘 다시 돌아온다.

그런 고민의 순간들은 어떻게 넘겼나

독립해서 3년째 되던 해, 큰 위기가 찾아왔다.

통나무주택 짓는 일을 계속 해야 하는지,

이일이 내 평생 업으로 삼기에 가치가 있는 일인지,

스스로 답을 찾아야 하는 때가 온 것이다.

국내에서 통나무주택을 찾는 수요는 줄어들고 외국에서도 사양길이라고 하니,

과연 내가 하는 일에 비전이 있는 의문이었다.

당시 '동서교류'라는 데서 외국 서적을 유통했는데, 그 회사 지하실에 찾아가 해외 서적들에 파묻혀 지냈다.

<로그홈(Log Home)> 같은 월간지를 보면서 거기 나오는 회사의 홈페이지를 일일이 찾아다니며

이것이 과거인가 현재진행형인가 탐색하고 확인하고 그랬다.

그렇게 얻은 결론은' 여건은 어렵지만, 내가 어느 정도 목표를 두고 가면

수제의 가치를 알아주는 누군가가 분명히 있을 것'이란 생각이었다.


↑ 폐교를 임대해 쓰고 있는 통나무 작업장. 우측 사진은 조립 전 통나무에 설치되는 개스킷(Gasket)과 양모의 모습이다

그토록 통나무주택에 푹 빠진 계기가 있었나

난 미대를 졸업하고 입시 미술학원을 운영하던 사람이었다.

그런데 그런 생활이 전혀 만족스럽지 않았다.

30대 중반부터 가족들을 데리고 강원도 쪽으로 땅을 알아보러 다녔다.

아이들이 중학생 될 때까지는 시골에서 자라게 하고 싶었던 맘도 컸다.

90년대 중반, 강원도 여행길에 둔내의 한 휴양림에서 묵게 되었다.

그때 통나무집에서 처음 하루를 지내고 그 이국적인 분위기에 완전히 반했다.

그 길로 바로 통나무 건축학교를 찾아갔다.

처음엔 직접 전원생활을 하기 위해 통나무주택을 배운 것인가

당시 강원도에 제법 큰 땅을 사두고, 여기서 뭐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집 짓는 방법을 배운 것이다.

그런데 통나무주택에 빠져 결국 빌더가 직업이 되었다.

이후 땅을 또 한 번 구입했지만, 다 날아가고 전원생활의 꿈은 실패했다.

그러나 난 빌더가 되어 이렇게 자연 속에서 일하고 있다.

숲 속에서 하는 일이 대부분이니 어느 정도 전원생활을 하고 있는 것 아닌가(하하).

미술과 건축은 그래도 간극이 있지 않나

20대 시절 미술을 하면서도 건축에 대한 관심이 나름 컸다.

당시에 건축잡지<공간>을 꾸준히 구독할 정도였으니까.

막상 통나무주택 빌더 일을 시작하고는 그 웅장함, 자연스러운 미적 감각,

수제의 멋에 빠져들어 진지하고 꾸준하게 작업했다.

한 곳에서만 스태프 생활을 5년 가까이 했다.

독립하고 나서는 골조만 알면 안 된다는 생각에 인테리어,

토목 등을 배우려고 6개월씩 다른 현장에 다니기도 했다.

토목은 어떤 기회로 배우게 되었나

통나무학교에서 만난 후배가 맡은 하천 토목일에 참여하게 되었다.

다리를 놓는 작업이었는데 물장화를 신고 철근 배근하는 법,

시멘트 붓는 법 등 콘크리트에 대해 많이 배웠다.

집 한 채를 온전하게 지으려면 처음부터 끝까지,

즉 토목과 기초부터 마감까지 모든 공정을 제대로 알고 있어야 한다.

덕분에 지금은 기초 부분에도 자신을 갖고 관리하고 있다.

로그빌더는 대부분 골조를 더 중요하게 치지 않나

기초콘크리트나 배관 등을 전문업체에 외주를 주더라도 내가 감리할 수 있는 눈이 없으면 안 된다.

인테리어 마감도 특히 그렇다.

스태프 생활을 벗어나 건축주와 직접 대면해 일을 하면서부터는 집의 처음과 끝을 모두 한다는 생각으로 임한다.

처음 설계를 할 때 머릿속에 그려진 집의 형상이 그대로 실현되기 위해서는 끝까지 책임지는 것이 맞다고 본다.

그래서 나는 골조만 만들어 납품하거나 포스트앤빔에 흙벽돌로 벽체를 쌓는다든가 하지 않는다. 그건 내 철칙이다.

지금껏 작업한 집은 몇 채 정도인가

올해로 독립한 지 7년차로 입주한 집이 15채, 지금 진행하고 있는 집이 3채다.

작업장에 골조 작업만 해 놓고 내년 봄에 마감할 집이 하나 있고,

인근 속리산 현장과 또 한 곳을 연이어 시작하고 있다.

1년에 6채 정도 지으면 수익 면에서도 괜찮을 것 같은데,

아직까지는 4채 정도가 마지노선이다. 그동안 적자 공사도 몇 번 있었다(하하).

통나무집은 거의 수작업이다 보니 오래 걸릴 수밖에 없다.

그래서 건축주들을 만나면 되도록 설계를 먼저 하고,

겨울에 골조 작업을 모두 해 놓고 현장에서는 조립과 마감만 하는 식으로 일정을 유도하고 있다.

온라인을 통해 꾸준히 작업을 기록해 온 게 대단하다

나는 14년째 옷 가방을 싼다. 일 년 내내 객지생활 하는 게 쉽진 않다.

스태프로 생활할 때, 매일매일 일만 하고 아무 흔적이 없는 게 아쉬웠다.

일당도 박하고 일이 없을 때도 있으니 집에 돈도 많이 못 가져다주고,

가장으로서 역할도 못한다는 생각이었다.

바깥 잠을 자며 울컥할 때도 많았다.

당시 내가 이 시절을 기록하지 않으면 '아빠는 그 때 뭐하고 지냈나' 아이들이 궁금해 할 것 같았다.

나중에 커서 나의 기록물을 자연스럽게 보게 되면 어느 정도 내 일을 이해해주지 않을까 하는 심정으로 시작한 기록이다.

지금은 막내가 벌써 대학생이 되었다(하하).

지금은 어떤 의미를 두고 블로그를 운영하는가

집짓기 관련 동호회들을 보면 온통 '집 짓는 사람들을 조심해야 한다',

'철저히 감시해야 한다' 등등 내가 하는 일을 매도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그런 취급을 받는 게 너무 슬퍼서 이제 그런 동호회에는 거의 들어가 보지 않는다.

대신 개인 블로그나 카페를 통해 내 작업을 정리하고,

해외의 통나무건축에 대한 자료를 공유하며 일상의 기록들을 나누는 데 만족한다.

최근에는 페이스북을 통해 북미 통나무주택 회사들과 실시간으로 작업을 공유하는 등 흥미로운 일들이 많아지고 있다.

또 많은 예비건축주들이 이들을 통로 삼아 나와 접촉하고 있다.

그들에겐 내 온라인 공간이 1차 서류전형을 하는 것과 다름 없다.

통나무집을 원하는 건축주는 성향이 남다를 것 같다

통나무주택은 정말 좋아해야 짓는 집이다.

이들 중 몇몇은 통나무집으로 결정하기까지 주변의 심한 반대와 견제를 이겨냈을 것이다.

이들은 온라인으로 내 작업들을 꾸준히 보아 오다 어느 정도 준비가 되면 연락을 해 온다.

내가 줄기차게 주장해 온 '가족의 삶을 담아내는 집', '세대를 이어 살아갈 집'에 대한 동의와 믿음을 가진 이들이다.

설계는 어떻게 하나

통나무집은 골조를 짜는 사람이 기본적으로 설계를 해야 한다.

일반 건축사들은 골조 짜는 방법을 모르기 때문에 도면을 그리기도 힘들다.

또한 통나무는 스스로 강력한 인테리어 및 익스테리어 요소가 된다.

풀나치(Full-Norch) 통나무집은 물론 포스트앤빔(Post&Beam)의 경우도

포스트나 빔의 배치(수와 크기, 위치)와 그 사이에 있는 민 벽체의 모양을

설계 단계부터 고려해 조화를 이뤄야 한다.

평면도를 그리면서 집이 입체적으로 올라갔을 때 어떤 모양이 나오는지 건축주와 합의하면서 설계를 하고,

입면도까지 손그림으로 그려주면 건축주가 인허가를 진행한다.

↑ 도로가에서 본 주택의 모습

↑ 집은 발코니와 내부 마감 일부를 남겨 놓은 상태.
핸드레일이 시공되고 현관과 서쪽으로 작은 데크가 놓이면 한층 더 안정적인 자태를 갖게 될 것이다.


설계 시 꼭 권하는 요소가 있다면


반 지하 이상의 공간, 즉 크롤스페이스를 만든다.

목조주택의 많은 집들이'통기초'라는 약식 기초 위에 세워지는데,

목조나 통나무집의 수명 기준에 부합하지 않을 뿐더러 비용 절감 외에 다른 이득은 없다고 본다.

급배수관이 기초 안에 묻혀 나중에 수리와 교체도 불가능하다.

콘크리트기초를 만들면서 지하 공간을 확보해 배관을 노출시키고, 유용한 저장고로 활용하는 것이 좋다.

또 하나는 포치다. 지붕이 있는 외부 공간, 비오는 날 흔들의자에 앉아 바깥 경치를 볼 수 있는 곳이다.

포치는 건축 면적에는 들어가지만, 살아가면서 매우 필요한 부분이다.

처음에 미처 마련하지 못했다가 나중에 렉산 등으로 지붕을 씌우게 되는데, 결국 주택 외관을 해치는 요인이 된다.

애초 포치 공간을 적극 고려하도록 건축주를 설득한다.

지금 현장의 경우는 포치에 폴딩도어를 설치해 겨울에도 온실이나 다이닝룸으로 쓸 수 있게 했다.

통나무주택은 웅장한 지붕이 시선을 잡는다

어떤 건축도 마찬가지겠지만, 통나무주택은 특히 몸통과 지붕의 비례나 균형이 중요하다.

기본적으로 뾰족한 지붕을 활용해 2층 공간을 만드는데, 이게 내ㆍ외부 특유의 멋을 좌우한다.

특히 내 경우는 처마를 최대한 길게 내는 편이라 지붕 면적이 어마어마하다.

지붕 자재로는 주로 어떤 것을 쓰나

비용 대비 합리적인 자재인 싱글을 추천한다.

간혹 요즘 유행하는 기와를 쓰고 싶어 하는 건축주들이 있는데, 가능하면 그 돈을 다른데 쓰자고 설득한다.

아니면 스패니쉬 기와보다는 금속재 느낌이 나는 평기와로 제안한다

. 통나무주택은 사실 징크 같은 금속 지붕재도 어울린다.

외국에서는 티타늄 합금, 골강판 같은 금속재를 많이 사용하고 있다.

통나무주택의 수축 팽창 문제는 어떻게 대응하나?

잘 지은 한옥처럼 정교한 장부로 짜고 엄청난 지붕 무게로 누르고 있어도 횡방향의 변형은 막을 수 없다.

통나무주택도 마찬가지다. 흙이나 나무처럼 자연소재만으로 구성된 집은

건조 수축과정에서 벽에 틈이 생기거나 부분적으로 갈라지는 게 당연하다.

순수 자연재료의 숙명과도 같다. 관건은 어떻게 대처하느냐 인데,

기술적 노하우와 함께 유지관리 보조 장치들을 계속 구상하고 있다.

덕분에 마감 단계에 작업량이 상당하다.

"스팬(Span)이 넓은 박공 지붕의 웅장함이 통나무집의 멋이다.

지금껏 '한국적'이라든가 '한옥풍'같은 절충보다는오로지 통나무건축의 원형과 본질을 추구하는 데 집중해 왔다"

구체적으로 어떤 방법들이 있나

작업장에서 1차 치목을 해 현장에서 조립할 때, 수축에 대비해 뒤집어서 샌딩하고

조립면에 가스켓을 붙이고 양모단열재를 넣는 등 상당히 과정이 복잡하다.

어떤 이들은 포스트에 홈을 파서 합판을 넣는 방법을 쓰기도 하는데,

난 그 방법이 마음에 안 들어 9㎜ 두께의 팽창 개스킷으로 최대한 밀착시키고

내장 마감 시 원목 방향으로 몰딩 쫄대를 한 번 더 두른다.

창호 시공을 할 때도 수축 팽창에 대비해 통나무 창틀 키웨이 안쪽에

양모를 채워 넣고 개스킷을 붙인 목재 프레임을 밀착시켜 기밀을 확보한다.

최근 단열규정이 강화되어 통나무주택 짓기가 어려워졌다고 한다

그 부분에 대해선 할 말이 많다. 요즘 단열을 너무 강조하는데, 지나치다 싶을 정도다.

국가에서 정책적으로 단열기준을 강화한 통에 지금 일반 주택의 기준이 유럽보다 더 높아졌다.

결국 스티로폼, 인슐레이션 등 공업화 단열재를 쓰지 않으면 집을 지을 수 없다.

자연 소재로만 짓고 싶어도 지을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실제 건축적으로 어느 정도 제한을 받고 있나

보통의 흙집, 통나무집은 짓기 힘들다.

통나무집이 단열 기준을 통과하려면 나무 직경이 75㎝ 정도 되어야 하니, 불가능하다.

흙도 지금은 60㎝ 두께로 벽을 만들어도 허가를 받을 수 없다.

둘 다 내부에 스티로폼을 대서 열관류율을 충족시켜야 한다.

그럼 현실적으로 어떻게 해결하고 있나

지난해, 한 주택의 경우 허가 단계부터 부딪히기 시작했는데

국토해양부 녹색건축과, 산림과학원 등 여러 곳에 전화문의를 하고 상담을 받았다.

통나무주택에 사용하는 구조재인 더글러스 퍼의 열전도율이 얼마인지 제출해야 하는데,

우리나라에는 목재에 대한 시험성적서 자체가 없다.

그렇다고 개인이 준비해 받을 수 있는 문제도 아니다.

결국 산림과학원 연구원 중 한 분이 미국 농무부 자료를 건네줘서

여기에 목재 평균 두께를 넣어 열관류율 프로그램을 돌리고 지자체의 건축 담당자를 설득해 간신히 허가를 받았다.

기준이 작년 9월 이후 더욱 강화되어 이제는 이방법도 남부 지역이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 위는 용인 원삼면에 지은 풀나치 공법의 통나무집

↑ 아래는 포스트앤빔 구조를 보여주는 영월 운학리 주택 시공 당시의 모습이다.


그럼 중부 지역에 풀나치 통나무주택은 지을 수 없는 것인가?

결국 건축사사무소에서 제안하는 방법이 통나무골조 내부에 스티로폼과 합판을 대어 허가를 받자는 것이다.

그리고 준공 이후 뜯어내자는 소리인데, 말이 되는 소린가. 결국 풀나치보다는 포스트앤빔만 가능할 것 같다.

벽체는 일반 목구조에 그라스울을 넣어 단열 기준을 충족시키는 것밖에 현실적으로는 방법이 없다.

이런 규제들이 불합리하다고 보는가

단열 규정을 강화하는 건 세계적인 에너지 문제에 맞춰 필요한 조치다.

단, 국민 70% 이상이 사는 공동주택이나 다중시설에 그런 규정을 먼저 적용하고,

개인주택은 규정에 따르면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세제나 융자 면에서 혜택을 줘 개인주택 건축주들이 선택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자연 속에서 간벌재나 흙으로 집을 짓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그런 작은 집조차 지을 수 없게 하는 건 개개인의 행복추구권을 제한하는 일이라 생각한다.

이토록 제한적인 상황 속에서 통나무집의 미래는 어떻게 보나?

명품은 그 가치가 있으니 믿고 사는 것이다.

수제의 가치를 알아주는 사람은 꾸준히 있을 것이고,

난 그 믿음을 저버리지 않고 일할 것이다.

다만, 이제 한동안은 포스트앤빔 통나무집에 주력하게 될 것 같다.

국내에서는 풀나치와 포스트앤빔이 1 : 9 정도 비율인데,

그동안 나에겐 풀나치 집을 더 많이 짓는 행운이 따랐다.

물론 포스트앤빔 방식은 나름대로 모던한 구조의 통나무집을 만들 수 있는 매력도 있긴 하다.

내가 상상한 바를 결과로 내 놓는 건축물, 그 고집을 끝까지 지켜나가고 싶다.

건축주들의 기대치를 내가 만족시키고 있는가? 스스로 계속 되돌아보면서 정진하기를 다짐할 뿐이다.

끝으로 독자들에게 하고픈 말이 있다면?

한 건축주가 집을 지으면서 한 말이 기억난다.

"나만 살 생각이라면 이 정도 비용을 투자하지는 않았을 거다.

후손들이 할아버지와 내 부모가 살았던 집으로 기억할 수 있는 집을 지어달라"고 했다.

왜 우리가 아파트를 박차고 나와 나만의, 우리 가족만을 위한 집을 짓는지 다시 한 번 자문하며 시작할 일이다.

(www.klogho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