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인)

낙화(조지훈 詩)

blueroad 2010. 5. 8. 10:41

 

 

落   花

 

                        조지훈

 

 

꽃이 지기로소니 바람을 탓하랴. 

주렴 밖에 성긴 별이 하나 둘 쓰러지고 

귀촉도 울음 뒤에 머언 산이 닥아서다.

 

촛불을 꺼야 하리 꽃이 지는데 

꽃 지는 그림자 뜰에 어리어 

하이얀 미닫이가 우련 붉어라.

 

묻혀서 사는 이의 고운 마음을 

아는 이 있을까 저허하노니 

꽃이 지는 아침은  울고 싶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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