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지방간은 애주가의 질환? 80%가 비알코올성 환자

blueroad 2016. 4. 22. 17:05

 


춘곤증과 함께 피로감을 호소하는 직장인들이 늘고 있다.
춘곤증은 우리 몸이 계절 변화에 아직 적응하지 못해 나타나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병이 아니다.
보통 1~3주 정도 지나면 자연스럽게 사라진다.
그러나 푹 쉬었다고 느낄 만큼 충분히 휴식을 취해도 피로가 풀리지 않으면 건강 이상을 알리는 적신호일 수 있다.
특히 일상 생활에 지장을 받을 만큼 만성피로가 지속된다면 간 건강을 체크해볼 필요가 있다.
간은 탄수화물 대사, 아미노산 및 단백질 대사, 지방 대사, 비타민 및 무기질 대사, 호르몬 대사,
해독 작용 및 살균작용 등 우리 몸에서 여러 중요한 기능을 담당하는 기관이다.
간은 일종의 화학공장으로 우리 몸에서 하는 일이 500가지가 넘는다.
따라서 간 기능에 이상이 생기면 다양한 문제를 유발할 수 있으며, 그중 하나가 만성피로다.
실제로 만성피로 환자의 약 20%는 간 기능 이상 진단을 받는다고 알려져 있다.
김태헌 이대목동병원 간센터 교수는
"충분한 휴식을 취해도 피로 증세가 호전되지 않는다면 간 건강 이상을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며 "
간은 특별한 증상 없이 서서히 기능이 저하되고, 한번 손상이 되면 회복이 어렵기 때문에
금주와 금연, 꾸준한 운동을 통해 살을 빼는 생활습관을 갖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간 손상은 지방간에서 출발한다.
지방간은 간에 축적된 지방이 전체 간 무게의 5% 이상을 차지하는 것을 말한다.
지방간 유병률은 국내 인구의 16~33%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지방간 원인은 과음(알코올성 지방간)과 술과 관계없는 지방·탄수화물·당분 과다 섭취(비알코올성 지방간) 등이다.
지방간은 일반적으로 나이가 들면 생기는 것으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술자리가 잦고 운동이 부족한 40·50대는 건강검진 때마다
'지방간' 판정을 받지만 거의 대부분 무시한다. 다음은 지방간에 대한 오해와 진실이다.


◆ 지방간은 건강상 큰 문제없다? NO

과음, 과체중과 연관된 단순 지방간은 식이 요법과 운동 요법으로 대부분 회복할 수 있다.
하지만 가볍게 여겨 장기간 방치할 경우 문제가 될 수 있다.
단순 지방간에 염증이나 섬유화가 진행된 지방간염은 치명적인 간경변으로 진행될 수 있다.
알코올성 지방간의 10~35%는 알코올성 간염을 유발하며,
비알코올성 지방간의 10%는 염증이나 섬유화가 동반된 지방간염으로 발전한다.
이렇게 되면 간경변·간암으로 이어질 수 있고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르게 된다.
만성 간질환은 간 기능 소실이 심해지기 전까지 증상이 거의 없어 조기에 정확한 상태를 파악해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


◆ 기름진 음식 많이 먹으면 지방간? NO

일반적으로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고지방 식이로 인해 발병되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지만
과도한 탄수화물·당분 섭취도 지방간을 유발할 수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의 유병률은
탄수화물 섭취량이 많은 군(상위 33%)이 탄수화물 섭취량이 낮은 군(하위 33%)에 비해 남성은 약 1.7배,
여성은 약 3.8배 높았다고 밝혔다.
과당도 비알코올성 지방간의 주범이다.
과당은 오로지 간에서만 대사가 이뤄지는데, 많은 양의 과당이 한꺼번에 간으로 유입되면
미처 포도당으로 전환되지 못하고 지방성분으로 간에 쌓이게 된다.
특히 한국인은 흰쌀밥 위주 식습관으로 인해 탄수화물 섭취가 높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 지방간은 나이 들면 생기는 병? NO

지방간은 흔히 사회적 활동이 왕성한 40·50대의 병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경제가 발전하고 생활방식이 서구화하면서 소아·청소년에게서 지방간 발병이 증가하고 있다.
국제비만학회는 소아 지방간 환자의 2~10%에서 간경변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어린이 지방간의 가장 큰 원인은 비만인데, 2010년 조사 결과 비만 아동의 11.3%가 지방간인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어린이 지방간은 성인과는 달리 '설마'하기 때문에 조기 발견이 쉽지 않다.
우리 아이가 조금 뚱뚱할 뿐 지방간이 있을 것이라고 상상도 못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비만한 아이는 간 기능 검사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
또 외식과 당 섭취를 줄이고 세끼 식사를 균형 있게 먹는 것이 좋다.
그러나 성장이 완전히 끝나지 않은 만 17~18세 전이라면, 소식·단식과 같은 무조건적인 칼로리 제한은 피해야 한다.

◆ 술을 많이 마셔야 발생한다? NO

지방간은 흔히 과다한 음주를 하는 사람에게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술을 마시지 않아도 발생할 수 있다.

 대한간학회 조사에 의하면 전체 지방간 환자 중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차지하는 비율은 80% 이상이며 증가세 또한 가파르다.

식약처 연구 결과, 우리나라 성인의 비알코올성 지방간 유병률은
2004년 11.5%에서 2010년 23.6%로 2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드러났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당뇨병, 대사증후군, 고지혈증, 복부 비만, 약물 복용 등이 주원인이다.
따라서 비만, 당뇨, 고지혈증이 있는 사람이 간 기능 검사 시 이상소견을 보이면 지방간을 의심해봐야 한다.


◆ 간경변·간암만 조심하면 된다? NO

대한간학회가 실시한 '지방간 및 간질환에 대한 인식도 조사'에서
응답자의 약 25%가 지방간은 나이가 들면 자연히 발생하는 질환으로 생각해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지방간은 심혈관계 질환 발생 위험도와도 연관이 있다.
지방간이 있으면 관상동맥에 석회화 현상이 생길 위험은 30% 늘고,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있는 사람이 심혈관계 질환으로 사망할 위험도 정상인보다 3.5배가량 높다.
따라서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있는 환자는 간 상태에 대한 평가뿐만 아니라
심혈관계 질환에 대한 검사도 함께 실시하는 게 바람직하다.

◆ 알코올성 지방간은 남성의 질환? NO

알코올성 지방간은 직장 생활로 잦은 술자리를 갖게 되는
중년 남성에게서 많이 발생하지만, 여성도 결코 안심할 수는 없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여성 알코올성 지방간 환자는 여성 알코올성 간질환 환자의 34.2%를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여성은 소량의 알코올 섭취로도 심한 간 손상이 올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남성에 비해 여성은 신체 구성 성분상 체지방 비율이 높고 체내 수분이 적기 때문에 알코올성 간질환에 취약한 셈이다.
알코올성 지방간 치료는 술을 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