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 맛 기행

법송 스님의 참 쉬운 건강한 사찰 음식

blueroad 2015. 5. 2. 08:02

 

 

자연 순리에 맞춰 제철 식재료를 사용하고, 별다른 조리법 없이 섭리와 이치에 따르는 것이 사찰 음식이다.

이른 봄을 맞이하는 법송 스님의 건강한 사찰 밥상.

국수댕이된장국


봄이 왔음을 가장 먼저 알리는 국수댕이(벼룩이자리)는 흙이 있는 자리면 어디서든 자라는 들초입니다.

모르면 잡초로 여겨 그냥 지나치지만, 알고 나면 그 맛이 생각나 한 움큼씩 뽑아옵니다.

생채로는 먹지 못하니 흙을 탈탈 털어내 숙채로 먹지요.

채소물을 우려내 무와 국수댕이만을 넣어 깔끔하게 끓인 국수댕이된장국은

자극적이지 않아 아침 공양으로 즐겨 냅니다.

재료: 국수댕이 100g, 무 ¼개, 된장 2큰술 채소물(다시마 20g, 마른 표고버섯 4개, 마른 참가죽 3포기, 무 ⅓개, 물 2L)

1. 채소물 재료를 모두 냄비에 담고 센 불에 올려 물이 끓으면 다시마를 건져낸다.

 30분 정도 끓여 채소물을 우려낸다.

2. 국수댕이는 흙 없이 깨끗하게 씻는다.

3. 무는 껍질을 벗기고 칼로 얇게 비스듬히 한 입 크기로 썬다.

4. 채소물 1L에 무를 넣고 한 번 끓인 다음 된장을 푼다.

5. 된장국이 바글바글 끓으면 국수댕이를 넣어 불에서 내린다.

 

 

 


쑥털털이


쑥털털이는 절집만 아니라 가정에서도 즐겨 먹지요.

 영선사에서는 쑥털털이에 팥이나 양대 등을 함께 넣어 찝니다.

쑥과 쌀에도 영양 성분이 많지만 부족한 부분을 팥이 채워주기 때문이죠.

 팥이 터지지 않게 익힌 뒤 쑥과 멥쌀가루를 섞어 익히면 됩니다.

이때 쌀가루를 너무 많이 넣으면 질척해지니 적당히 넣어야 쑥 향 가득한 쑥털털이가 완성됩니다.

쑥과 멥쌀가루와의 비율을 1:5 정도로 맞추면 됩니다.

재료: 쑥 200g, 팥 1컵, 멥쌀가루 2컵, 소금 1작은술

1. 팥은 터지지 않을 정도로 삶아 익힌다.

2. 쑥은 씻어서 소쿠리에 받쳐 물기를 없앤다.

3. 쑥, 팥, 쌀가루, 소금을 골고루 섞는다.

4. 찜기에 ③을 담고 김에 오른 냄비에 올려 15~20분 정도 찐다.

 

 

 


냉이전

 

나른한 봄날이면 냉이를 송송 썰어 밀가루에 반죽해 들기름에 노릇하게 냉이전을 지져냅니다.

 향긋한 봄 내음이 부엌 가득 퍼져 그 향만으로도 침샘이 자극됩니다.

고소한 냉이전을 사과즙 넣은 새콤달콤한 초고추장에 찍어 먹으면 맛이 배가되지요.

재료: 냉이 200g, 밀가루·물 2컵씩, 들기름(또는 식용유) 적당량, 소금 약간

초고추장 (식초·사과즙 3큰술씩, 고추장·깨소금 2큰술씩)

1. 냉이는 흙이 없도록 깨끗하게 물에 씻은 뒤 뿌리와 시든 잎을 다듬어 잘게 썬다.

2. 밀가루와 냉이를 버무린 뒤 소금과 물을 넣고 반죽한다.

3. 팬에 들기름을 부은 뒤 불에 올린다. 반죽을 한 큰술씩 팬에 올려 노릇하게 지진다.

4. 초고추장 재료를 분량대로 섞어 만들어 냉이전과 함께 낸다.

 

 

 

묵은지찜


김장한 날부터 정월대보름까지 김장 김치를 김칫독에서 꺼내 먹고,

그 이후부터는 그대로 꼭꼭 싸매어두어 익히기 시작합니다.

정월대보름이 지나면 묵은지를 꺼내 먹는데, 푹 익힌 묵은지찜이 별미지요.

 말린 참가죽과 표고버섯을 냄비에 깔고 묵은지를 얹어 물을 자작하게 부은 다음

보글보글 끓이기만 해도 참가죽과 표고버섯에서 단맛과 감칠맛이 우러나 특별한 양념도 필요 없지요.

야들야들하게 익은 묵은지뿐 아니라 양념이 쪽 배어든 참가죽과 표고버섯은 입맛을 사로잡습니다.

재료: 묵은지 3포기, 마른 표고버섯 10개, 마른 참가죽 10포기, 물 1L

1. 표고버섯과 참가죽은 물에 씻는다.

2. 냄비에 표고버섯과 참가죽을 깔고 묵은지를 올린 뒤 물을 붓는다.

3. 냄비를 센 불에 올려 10분 정도 끓이다가 중간 불로 줄여 30분 정도 끓인다.

4. 김치가 푹 익으면 불에서 내려 상에 낸다.

 

 

 

감자구이무침

씨감자가 나오는 이맘때는 감자가 쪼글쪼글하고 맛이 한참 없을 때입니다.

이맘때면 감자를 얇게 썰어 들기름에 굽고 간장, 조청, 들기름, 깨소금으로 양념한

밤채, 대추채를 더해 무치면 맛없는 감자도 맛있게 먹을 수 있지요.

재료: 감자 3개, 밤 5톨, 대추 7개, 들기름 약간 양념장 들기름 5큰술, 조청 3큰술, 간장·깨소금 2큰술씩

1. 감자는 껍질을 벗기고 얇게 썰어 물에 담가 녹말을 씻어낸다.

2. 밤과 대추는 곱게 채 썬다.

3. 팬에 들기름을 두르고 감자를 노릇하게 익힌다.

4. 달군 팬에 조청, 들기름, 간장, 밤채, 대추채, 깨소금 순으로 넣으면서 한소끔 끓인다.

5. 구운 감자를 그릇에 담고 감자 위에 밤채와 대추채를 양념장과 함께 올려 낸다.

 

 

 

봄동나박김치

올해 유난히 늦게 찾아온 정월대보름 아침에 공양한 봄동나박김치입니다.

 영선사에서는 정월대보름 전날 오곡밥과 묵나물 21가지 그리고 자르지 않은 김을 먹고,

새벽 동이 틀 때 햅쌀밥과 새로 담근 봄동나박김치, 속살이 하얀 밤, 햇땅콩 등을 먹지요.

 이는 과거의 업을 반성하고 정월대보름에 뜨는 달처럼 밝고 깨끗하게 시작하라는 의미로 햇것으로 밥상을 차립니다.

간장과 소금으로 간을 한 맑게 담근 봄동나박김치는 입맛 없는 봄날 맛김치로도 제격입니다.

재료: 봄동 2포기, 무 ¼개, 미나리 20g, 사과 ½개, 찹쌀가루 3큰술, 사과즙 2컵, 간장 3큰술, 소금 2큰술, 물 5컵

1. 봄동, 무, 사과는 사방 2cm 크기로 납작하게 자른다. 미나리는 2cm 길이로 자른다.

2. 찹쌀가루와 물을 섞어 아주 묽게 죽을 쑨다. 찹쌀죽이 4컵 정도 될 때까지 쑨다.

3. 찹쌀죽에 사과즙, 간장, 소금을 넣고 간을 맞춘다.

4. 봄동, 무, 미나리, 사과를 ③에 담고 하루 정도 실온에서 숙성시켜 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