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순리에 맞춰 제철 식재료를 사용하고, 별다른 조리법 없이 섭리와 이치에 따르는 것이 사찰 음식이다. 이른 봄을 맞이하는 법송 스님의 건강한 사찰 밥상. 국수댕이된장국 모르면 잡초로 여겨 그냥 지나치지만, 알고 나면 그 맛이 생각나 한 움큼씩 뽑아옵니다. 생채로는 먹지 못하니 흙을 탈탈 털어내 숙채로 먹지요. 채소물을 우려내 무와 국수댕이만을 넣어 깔끔하게 끓인 국수댕이된장국은 자극적이지 않아 아침 공양으로 즐겨 냅니다. 30분 정도 끓여 채소물을 우려낸다.
영선사에서는 쑥털털이에 팥이나 양대 등을 함께 넣어 찝니다. 쑥과 쌀에도 영양 성분이 많지만 부족한 부분을 팥이 채워주기 때문이죠. 팥이 터지지 않게 익힌 뒤 쑥과 멥쌀가루를 섞어 익히면 됩니다. 이때 쌀가루를 너무 많이 넣으면 질척해지니 적당히 넣어야 쑥 향 가득한 쑥털털이가 완성됩니다. 쑥과 멥쌀가루와의 비율을 1:5 정도로 맞추면 됩니다.
나른한 봄날이면 냉이를 송송 썰어 밀가루에 반죽해 들기름에 노릇하게 냉이전을 지져냅니다. 향긋한 봄 내음이 부엌 가득 퍼져 그 향만으로도 침샘이 자극됩니다. 고소한 냉이전을 사과즙 넣은 새콤달콤한 초고추장에 찍어 먹으면 맛이 배가되지요. 초고추장 (식초·사과즙 3큰술씩, 고추장·깨소금 2큰술씩)
묵은지찜 그 이후부터는 그대로 꼭꼭 싸매어두어 익히기 시작합니다. 정월대보름이 지나면 묵은지를 꺼내 먹는데, 푹 익힌 묵은지찜이 별미지요. 말린 참가죽과 표고버섯을 냄비에 깔고 묵은지를 얹어 물을 자작하게 부은 다음 보글보글 끓이기만 해도 참가죽과 표고버섯에서 단맛과 감칠맛이 우러나 특별한 양념도 필요 없지요. 야들야들하게 익은 묵은지뿐 아니라 양념이 쪽 배어든 참가죽과 표고버섯은 입맛을 사로잡습니다.
감자구이무침 이맘때면 감자를 얇게 썰어 들기름에 굽고 간장, 조청, 들기름, 깨소금으로 양념한 밤채, 대추채를 더해 무치면 맛없는 감자도 맛있게 먹을 수 있지요.
봄동나박김치 영선사에서는 정월대보름 전날 오곡밥과 묵나물 21가지 그리고 자르지 않은 김을 먹고, 새벽 동이 틀 때 햅쌀밥과 새로 담근 봄동나박김치, 속살이 하얀 밤, 햇땅콩 등을 먹지요. 이는 과거의 업을 반성하고 정월대보름에 뜨는 달처럼 밝고 깨끗하게 시작하라는 의미로 햇것으로 밥상을 차립니다. 간장과 소금으로 간을 한 맑게 담근 봄동나박김치는 입맛 없는 봄날 맛김치로도 제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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