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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안 내변산, 직소폭포 품은 신선의 산

blueroad 2014. 10. 28. 14:01

변산반도는 밖으로 바다와 맞닿아 있고 안으로는 겹겹한 산자락이 펼쳐져 있다.

 일반적으로 국립공원은 육상형(산)과 해상형(바다)으로 나누는데,

산과 바다가 함께 어우러진 변산은 반도형 국립공원에 속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단 하나뿐이다. 그런 변산은 오래전부터 산해절승이라는 별칭으로 불려왔다.

 반도 내부를 타원형으로 감싼 산줄기 안쪽의 산악지대를 내변산,

 그 산줄기 바깥쪽의 바다 방면을 외변산으로 구분한다.

그리 넓지 않은 지역이지만 확연히 달라지는 풍광에 따라 지역을 나눈 것이다.

↑ 내변산 최고 절경인 직소폭포. 허균, 이매창과 함께 부안삼절이라 칭한다.


□ 코스 가이드

장 소 : 전북 부안군 변산면
코 스 : 원암리∼직소폭포~내변산탐방안내소
걷는거리 : 5.3㎞
걷는시간 : 2시간 30분
난 이 도 : 쉬워요
좋을 때 : 10월(단풍), 5월(신록), 겨울(눈꽃)


내변산의 최고 절경 직소폭포로 가는 길

내변산은 의상봉(509m)을 최고봉으로 쌍선봉, 옥녀봉, 관음봉,

선인봉 등의 기암 봉우리들이 자리하고 있으며,

그 속에 직소폭포, 분옥담, 선녀탕, 가마소, 와룡소 등의 비경을 품고 있다.

낮지만 첩첩이 이어진 산줄기들의 품이 깊은 변산은 석가모니가 설법했다는 능가산,

 또는 신선이 산다는 봉래산으로도 불렸다.

산행 부담이 없는 내변산 단풍 트레킹은

원암리~재백이고개~직소폭포~내변산탐방안내소 코스가 좋다.

 출발점은 내소사 가기 직전의 원암마을이다.

'곰소장모님젓갈' 건물을 이정표 삼아 골목으로 300m쯤 들어가면 등산로 입구가 나온다.

 산길로 들어서면 울창한 솔숲길이 펼쳐진다.

 완만한 오르막을 20분쯤 오르면 재백이고개에 올라선다.

고갯마루에서 잠시 뒤를 돌아본다. 곰소만 바다가 시원하게 펼쳐진다.

↑ 곰소만이 내려다보이는 재백이고개

잠시 조망을 즐기면서 한숨 돌리고 고개를 내려서면 소박한 계곡을 만나게 된다.

나무다리를 건너면 계곡을 따라 이어지는 순한 길이 펼쳐진다.

여기서 직소폭포까지 이어진 약 1.5㎞ 구간은 150m쯤 고도가 유지되는 일종의 고원이다.

산세가 포근하고 온통 숲이라 마치 울릉도 나리분지 같은 분화구에 온 기분이다.

 봄철 신록, 여름철 계곡, 가을철 단풍, 겨울철 설경 좋은 꿈길 같은 길이다.

↑ 재백이고개를 내려오면호젓한 계곡길이 시작된다.

호젓한 길의 침묵을 깨뜨리는 것이 직소폭포의 우렁찬 물소리다.

 특히 비가 많은 여름철엔 천둥 같은 물소리가 일품이다.

 수풀이 울창하던 산길은 어느 순간 오른쪽이 열리면서 아찔한 벼랑을 내놓는다.

그 벼랑에서 22.5m의 절벽으로 곤두박질치는 거대한 물줄기가 살짝 보인다.

변산 제1경인 직소폭포다.

서둘러 바위 벼랑을 내려와 폭포를 마주한다.

폭포 앞에는 수천 년의 세월 동안 곤두박질 친 물줄기가 만든 실상용추라는 거대한 소가 있다.

 변산의 중심에서 도도히 낙하하는 물줄기의 웅장함에 '아~' 저절로 탄성이 터져 나온다.

150m쯤 되는 고도에서 22.5m의 폭포가 있다는 것은 참으로 놀라운 일이다.



추풍낙엽으로 물든 직소폭포

"박연폭포, 황진이, 서경덕이 송도삼절이라면 부안삼절은 직소폭포, 매창, 유희경이다."

 부안 출신의 신석정 시인은 직소폭포에서 영감을 얻어 절묘하게 부안삼절을 정하기도 했다.

시와 거문고에 능한 멋진 기생 매창과 대쪽 같은 선비 유희경은 변산에서 사랑을 나누었다.

직소폭포에서 뒤돌아 나가면 위로 올라서는 길과 만나는데,

그 앞이 수려한 분옥담이다. 왼쪽 언덕에 올라서면 나무데크로 만든 직소폭포 전망대다.

주변 산이 어우러진 넓은 시야를 통해 직소폭포를 비롯한 여러 폭포를 감상할 수 있다.

 선인들은 이 계곡을 봉래구곡이라 불렀다.

전망대를 내려서면 봉래구곡은 수풀 속에 감춰두었던 아름다움을 하나씩 내놓는다.

폭포의 물줄기가 아래로 내려가 소와 와폭을 이룬 분옥담과 선녀탕이 차례로 나온다.

↑ 직소폭포 전망대에서 본 분옥담.

봉래구곡의 약동하는 풍경은 이처럼 크고 작은 와폭과 소의 아름다움으로 잔잔해지다가

어느 순간 가슴이 아늑하게 변한다.

작은 산봉우리들이 가만히 어깨를 맞대고 있는 봉래구곡의 하류,

그 산봉우리의 아래는 산상호수가 잔잔하게 채우고 있다.

이 호수를 보고 있으면 폭포를 보며 짜릿한 긴장감으로 가득 찼던 가슴이

한순간 깊이 내려앉으며 한없이 아늑해진다.

 이곳은 물이 귀한 변산에서 봉래구곡의 물을 상수원으로 사용하기 위해서 만들었던 직소보가 있는 곳이다.

계곡이 산상호수처럼 잔잔하고 넓어지는 것은 이 직소보 때문이다.

부안댐이 생겨 더 이상 상수원으로서 역할을 하지 않지만,

직소보가 만들어내는 풍경은 직소폭포와 절묘하게 어우러져 극적인 아름다움을 만들어낸다.

↑ 봉래구곡 산상호수의 그윽한 풍경.

직소보를 지나 자연보호헌장탑(월명암 갈림길)을 지나면 천왕봉과 인장봉 사이에 너른 터가 나온다.

이곳이 변산 6대 사찰 중의 하나인 실상사지다.

 신라 신문왕 9년(689), 초의선사에 의해 창건됐고 조선 때 양녕대군이 중창했다.

일제강점기에는 원불교 교조인 박중빈이 절 옆에 조그만 초당을 짓고 3년간 수도했다.

그래서 원불교의 4대 성지 가운데 하나인 '변산성지'로 일컬어진다.

 분위기 좋은 실상사지를 뒤로 하고 변산 단풍터널을 지나 내변산탐방안내소에 닿으면 트레킹이 마무리된다.

↑ 억새가 웃자란 실상사의 가을 풍경이 그윽하다.


□ 트레킹화 보관 법

집에 돌아온 뒤 트레킹화를 벗어 바로 신발장에 넣지 말고 그늘진 곳에 잘 말리자.

신발 안팎의 습기를 제거하고 겉에 묻은 흙이 마르면 탈탈 잘 털어낸다.

그 다음엔 마른 신문지를 뭉쳐서 신발 안쪽으로 밀어 넣고 다시 말린다.

 이렇게 해야 다음 번 트레킹 때 곰팡이 꽃이 핀 트레킹화를 신지 않을 수 있다.


Tip. 트레킹화를 꼭 신어야 할까?

훌훌 가볍게 떠나고 싶은 트레킹인데, 오히려 준비할 것이 많다며 투덜대는 예비 트레커들도 있죠.

 그냥 집에 있는 운동화나 스니커즈를 신으면 될 것을 거추장스럽게 묵직한 트레킹화를 신어야 할까?

중요한 것은 안전과 부상 방지입니다.

운동화나 스니커즈는 산행 중 발이 받는 피로감과 충격을 고스란히 몸에 전달해 걸을수록

피로가 누적되죠. 고생하는 발을 배려해 트레킹화를 준비한다면

발걸음 가볍게 즐거운 산행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 코스 길잡이

내변산 단풍 트레킹 코스는 길이 쉬워 가족 나들이로 제격이다.

 원암마을~재백이고개~직소폭포~내변산탐방안내소 코스로, 총 거리 5.3km에 2시간 30분쯤 걸린다.

 변산 절경을 두루 감상하려면 내소사~관음봉~재백이고개~직소폭포~내변산탐방안내소 코스가 좋다.

변산의 안팎부터 산등성이와 계곡의 아름다움, 그리고 고즈넉한 산사의 여유로움까지 두루 즐길 수 있다.

총 거리는 6.2㎞, 내소사 구경까지 하면 4시간쯤 걸린다.


▶ 코스 시간

①원암마을→ 40분 ②재백이고개→ 40분 ③직소폭포→ 30분

 ④자연보호헌장탑(갈림길)→ 20분 ➄실상사지→ 20분 ⑥내변산탐방안내소


▶ 교통

자가용으로 가려면 적벽강과 채석강 일대는 서해안고속도로 부안IC, 내소사는 줄포IC로 나온다.

버스는 서울센트럴시티터미널에서 부안행 버스가 06:50~19:30, 1일 16회 다닌다.

부안시외버스터미널(063-584-2098)에서 내소사행 시내버스는 06:40~20:30, 하루 15회 운행하며 50분쯤 걸린다.

 


▶ 맛집

 

곰소의 칠산꽃게장(063-581-3470)은 꽃게장 하나로 일가를 이룬 집이다.

짜거나 싱겁지 않고 간이 적당히 밴 꽃게장 맛이 일품이다.



▶ 숙식

내소사 입구의 입암마을은 전통마을로 선정된 곳으로, 옛 돌담이 있어 거닐기만 해도 정겹다.

 정든민박(063-582-7574), 마당바위민박(063-582-7582) 등이 전통마을에 있다.

 해안에는 굿스테이로 지정된 채석리조텔오크빌(063-583-8046), 왕포모텔(063-582-3812),

채석강스타힐스(063-581-9911)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