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자료

꿈의 직장, 괴짜 기업들의 유쾌한 반란

blueroad 2012. 8. 1. 11:26

 

상상을 뛰어넘는 복지 혜택을 당연하다고 여기는 기업들이 있다. 이들은 성과나 이윤보다 직원들의 행복이 우선이라고 말한다. 모든 직장인들이 선망하는 '꿈의 직장'이다. 아직은 정보기술(IT)나 인터넷 소기업들이 중심이다. 하지만 이들이 던지는 메시지는  선명하다. 21세기 디지털 문명의 파고를 넘는 새로운 기업의 진화가 시작됐다는 것이다. 기업은 단순한 이익 추구 집단이 아니라 변화의 바다를 함께 항해하는 생존 공동체로 다시 태어난다.

"6시 기상해 8시까지 출근한다. 종이컵 커피 한 잔에 기대 전쟁 같은 시간을 버텨낸다. 오후 6시 퇴근이지만 항상 할 일이 산더미다. 상위 1% 대기업이면 뭐하나 퇴근 후에 느끼는 기분은 찌든 스트레스뿐인데. 보는 것만으로도 대리 만족을 느낀다. 우리 후손들은 이런 환경에서 살아갈 수 있게 되길 간절히 소망한다."('발키리')

최근 '꿈의 복지'를 실현하는 기업으로 인터넷을 뜨겁게 달군 제니퍼소프트 홈페이지에는 직장인들의 올린 댓글이 줄을 잇는다. '멋진 회사'라는 격려와 '우리 사장님도 보셨으면 좋겠다'는 부러움을 담은 내용이 다수다. 제니퍼소프트는 주 35시간 근무를 철칙으로 한다. 정기 휴가는 연간 20일에 근속 2년마다 1일이 추가된다. 직원 자녀들과 놀아줄 미국인을 정규직으로 채용하고 회사 지하에는 근무시간에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전용 수영장도 갖춰 놓았다.

이런 파격적인 실험은 제니퍼소프트만이 아니다. 3월부터 6시간 노동제를 도입한 보리출판사는 전 직원이 오전 9시에 출근하고 오후 4시면 퇴근한다. 근무시간은 줄었지만 임금은 그대로다. 심플렉스인터넷은 매월 네 번째 금요일을 레저 휴가로 지정해 쉰다. 연차휴가와는 별개고 10만 원의 휴가비까지 지급한다. 아이너스기술은 출퇴근 시간을 직원 자율에 맡긴다. 휴가도 원하는 기간에 눈치 보지 않고 쓸 수 있다.

한계에 도달한 전통 경영학

전통적인 경영 방식에 익숙한 경영자라면 당장 "회사 망한다"는 불호령을 터뜨릴 법한 일이다. 하지만 이 기업들의 가장 큰 고민은 생존이나 수익이 아니다. 어떻게 하면 직원들이 행복하게 일하는 직장을 만들 수 있을까 온갖 아이디어를 짜낸다.

많은 경영자들이 이들의 실험을 중소 규모 기업이나 일부 업종에 국한된 이야기라고 평가절하한다. 일반적인 기업에는 적용 불가능한 모델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변화는 항상 변방에서 시작해 어느 순간 돌이킬 수 없는 대세가 돼 버린다.

노용진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손가락이 아니라 달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 각 기업들이 시행하는 세부적인 제도를 놓고 왈가왈부할 게 아니라 그 바탕에 깔린 거대한 철학적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통적 경영학은 직원을 생산요소 중 하나로 끊임없이 감시·감독해야 할 '객체'로만 본다. 과거 자기 회사 직원을 서슴없이 '머슴'이라고 부른 한 대기업 회장은 이런 인식의 극단적 사례다. 반면 괴짜 기업들이 보여주는 것은 인간의 본성과 상호협력에 대한 믿음이다. 미라이공업의 야마다 아키오 창업자는 "어떻게 하면 직원이 감동받을까 그것 하나만 생각하면 된다"며 "경영자가 할 일은 그게 전부"라고 말했다.

과연 21세기 기업은 어떤 모습으로 진화해 갈지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