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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상주 백원산 국사봉 도림사

blueroad 2017. 9. 17. 08:10



▲  상주 도림사 대웅보전입니다. 장 등을 팔아 불사한 세 스님의 공덕이 얼마나 큰지 바로 알 수 있습니다.
 

▲  도림사 대웅보전에 모신 부처님입니다.


▲  상주 도림사 주차장 밑에 있는 서당은 폐허 상태입니다. 조만간 복원 예정이랍니다.

경북 상주 백원산 국사봉 도림사(道林寺). 인간극장에 나온 '세 스님과 홍인이' 이야기에 끌렸습니다. 특히 도림사 자용, 탄공, 법연 스님께서 대웅전 복원을 위해 외부 시주에 의지하지 자체적으로 장류를 판매하여 건립한 대웅보전 불사 등이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때문에 진심 불사 현장엘 꼭 가봐야겠다고 별렀는데 기어이 오게 되었습니다. 마음이 있으면 거리에 상관없다던 말을 실감합니다.

"조그마한 암자로 역사가 시작된 도림사는 백원산 국사봉의 정기를 받아 좌청룡 우백호가 유명한 사찰이다. 관세음보살이 상주하는 노적봉은 천년 와불로 유명하여 옛부터 한 가지 소원을 들어준다 하여 많은 분들이 기도하여 성취하였다. 예로부터 도림사 옆 계곡으로 흐르는 물을 환자들이 먹고 바르면 완쾌하여 많은 불자들이 도림사 옛 절터에서 기도를 올렸다. 또한 고려시대 때부터 양반들이 기도하고 공부하던 서당이 아직까지 있으며 풍광이 아름답고 웅장하다."

도림사 홈페이지와 안내판에 소개된 내용입니다. 그만큼 효험이 많다는 자랑입니다. 부처님께 빌 것이 많은 사람들은 도림사에 들러 소원 성취 이루심이 좋을 듯합니다.

도림사 대웅보전은 석가모니 부처님이 주불입니다. 특이하게 석가모니 부처님을 유리 속에 모셨습니다. 이유인 즉, "지방문화재이나 도림사에서 가장 큰 보물이라 그렇게 모셨다"고 합니다. 관음전에는 약사여래 부처님이 계시며, 도림사 대웅보전과 마주한 앞산은 부처님이 누워 계시는 천년 와불산으로 유명합니다.

도림사 옆으로 난 한양 옛길은 "조선 시대 한양으로 과거를 보러 가는 선비와 장사꾼 등이 왕래하던 지름길로, 상경할 때 앞산 아미타부처님 와불을 향해 소원을 빌면 이룬다 하여, 많은 사람들이 도림사에 들러 불공을 올리고, 서당에서 공부하며, 앞산 와불을 향해 합장 발원하고 상경 길을 떠났다"고 전해집니다.

절집과 서당이 붙어 있는 이유가 공부하며 불공드리는 차원이라니 아주 현실적입니다. 주차장 밑으로 난 오솔길을 따라 가니, 서당이 나옵니다. 빈 폐허입니다. 조만간 복원될 예정이랍니다. 지그시 야생화에 눈길을 줍니다. 그러자 버들강아지며, 달개비 닭의장풀 꽃이 비로소 방긋 웃습니다. 그렇게 자연과 하나 됩니다.

"도림사 대웅보전을 세운 자체가 아름다운 법문"

▲  상주 도림사 법연 스님께서 특별히 내신 커피입니다. 더욱 향기로웠습니다.

▲  상주 도림사 인근에 핀 닭의 장풀과 버들강아지 등이 한가로이 웃고 있습니다. 자연마저 스님들을 닮아가는 듯합니다.


▲  상주 도림사 대웅보전와 마주한 앞산은 부처님이 누워 계시는 천년 와불산입니다.


"스님, 절에 다니면서 커피 내는 절은 처음입니다." 
"저희 절에서는 이것도 셀프입니다만 특별히 내왔습니다." 
"아이고, 스님. 고맙습니다."

탄공 스님, 신도와 이야기가 길어집니다. 그 틈을 법연 스님께서 커피로 대신합니다. 감지덕지지요. 절집에서 마시는 모든 것은 향기롭다더니, 커피까지 더욱 더 향기롭습니다. 법연 스님과 한담에 돌입합니다.

"장 만들기 등 사찰 음식은 어떻게 배웠습니까?"
"3년은 보고 듣고 말하지 마라 합니다. 그러면서 배웠습니다."

"독사찰에 가면 새벽 예불 안 하는 곳이 더러 있습니다."
"새벽예불 안 하는 거 뭐라 말하지 마세요. 절에 할 일이 얼마나 많은데요. 새벽 예불이 아니더라도 모든 게 마음에 있으면 그게 바로 수행입니다."

앗. 수줍은 듯하면서도 할 말은 또박또박 하시는 법연 스님께 법문을 부탁드렸습니다.

"장류를 팔아 도림사 대웅보전을 세운 자체가 아름다운 법문입니다."

'음식'이란? 몸을 건강하게 하며 기쁨을 느끼게 하는 것

▲  상주 도림사 공양간에 세분을 모았습니다. (좌로부터) 전재경 박사, 탄공 스님, 법연 스님입니다.


▲  상주 도림사 마당에 가지런히 놓인 독 장난 아닙니다. 공이 한가득 들어 있습니다.


▲  법연 스님, 공양간에서 무엇인가 만들 태세입니다. 그러나...
ⓒ 임현철
서울서 출발한 지인 일행, 뒤늦게 얼굴을 내밉니다. 그러면서 하는 말, "서울 내비게이션이라 시골 상주서는 기를 못 펴고 헤매네" 합니다. 늦게 도착한 핑계치곤 꽤 쓸 만해 봐줍니다. 때를 같이하여 탄공 스님도 합류합니다. 탄공 스님, 인상이 특이합니다. 스님이라기보다 머리 깍은 힘세고 인심 푸진 옆집 아주머니 같달까.

- 탄공 스님, 도림사의 사찰 음식 만드는 과정을 보러 왔습니다. 마침 점심 공양 시간이 다가왔으니 보여주실 수 있지요?
"이를 어째. 음식 만들 재료가 하나도 없습니다. 미리 연락하시고 오시지. 우리 도림사에서 만든 음식 맛보려거든 상주 시내에 있는 '들밥상' 식당으로 가면 됩니다. 아침에 만들어 거기로 다 보냈습니다."

- 도림사가 자랑하는 '된장' 자랑 좀 하세요.
"도림사 된장은 저염 된장입니다. 산약초 등 10여 가지 약초가 들어가고, 방부제 역할은 탄닌 성분이 많은 감이 합니다. 자연 속에서 만들어지는 된장입니다. 저기 저 법연 스님은 감식초 종균 개발자입니다."

- 장은 어떻게 담그세요?
"과정은 다들 비슷비슷해요. 다른 건 인동초를 따 물에 담궈 1년 보관한 뒤 이후에 장 담는 물로 사용한다는 거죠. 지금은 대웅보전 등 불사를 마친 상태라 힘들어 조금 밖에 못합니다."

- 도림사의 음식철학은 무엇입니까?
"기본적으로 가져야 할 행복을 간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람이 살아가기 위해 꼭 필요한 게 의·식·주입니다. 그 중 식생활은 건강을 지켜주는 중요한 행복 요소입니다. 균형 잡힌 건강한 식생활로 행복을 느끼는 일이 사치라고 여긴다면 벌써 행복 한 줌을 놓치는 겁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 몸을 건강하게 하며, 기쁨을 느끼게 하는 게 음식입니다."

법연 스님, 주방에서 부지런히 움직입니다. 약초를 넣어 물을 끓입니다. 무언가의 밑 재료로 쓰일 게 분명합니다. 요리의 '요'자도 모르는 놈이 '무얼 만들려 하느냐?' 물어 무엇 하겠습니까. 뭐든 즐거운 마음으로 보고, 행복하게 먹으면 그만인 것을….

▲  상주 도림사 대웅보전과 미륵불입니다. 나무 석가모니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