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력 6월에서 7월 사이의 절기로 초복, 중복, 말복을 가리켜 삼복이라 한다. 월복(越伏), 혹은 복날(伏日)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열흘 간격으로 이어지는 삼복은 일년 중 가장 더운 시기이다. 복날에는 몸을 보양하기 위해 특별한 음식을 먹곤 하는데, 한국 뿐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 사람들도 더운 여름에는 기를 보충하기 위하여 여름 보양식을 찾아 먹는다. 세계 각지에 있는 각 지역의 특산물, 그리고 고유의 조리법이 만나 만들어진 수 많은 보양식들이 존재하는데, 초복이 열흘 남짓 남은 이맘때 맛보면 좋을 세계의 보양식을 알아두면 어떨까.
신사의 나라로 불리는 영국에서도 더위를 위해 즐기는 보양식이 있다고 하는데, 바로 찜 요리 캐서롤(Casserole)이다. 캐서롤은 법랑이나 내열 자기에 양파와 감자, 당근, 브로콜리 등의 야채와 고기를 넣어 오븐에서 천천히 익혀 만드는 찜 요리로, 식탁 위에 냄비째 올려두고 떠 먹는 음식이다. 영국에서는 여름 보양식으로 주로 사슴고기를 메인으로 이용한다 . 사슴고기는 지방이 적고 영양이 풍부하며, 식욕과 수면을 돕는 효과까지 있다니 입맛 없고 밤잠 설치는 여름에 먹기에는 좋은 보양식이다. 각종 채소와 허브 그리고 목초지에서 풀을 먹고 자란 건강한 소고기를 가마솥에 장시간 끓여 건더기와 국물을 함께 먹는 스튜의 일종으로, 보통은 소갈비, 꼬리, 정강이, 양지, 볼살 등 소의 여러 부위를 섞어서 넣끓이고, 골수를 어 함께 끓이거나 따로 익혀 곁들여 먹기도 한다. 소고기뿐 아니라, 닭고기, 양고기, 소시지 등 다른 고기를 사용해서 끓이기도 하는데, 정해진 레시피가 따로 없어서 각 가정마다 특색 있게 만들어 먹는다. 포토푀는 높은 열량과 영양가와 고지방, 고단백 식품으로 여름철 더위로 손실되는 기운을 보충해 주는 보양식이다. 장어덮밥은 뚜껑이 있는 네모난 전통 옻칠 용기에 밥을 담고, 그 위에 간장 맛 양념을 발라 꼬치에 꿰어 구운 장어를 얹은 요리이다 . 장어에는 칼슘은 물론 단백질, 불포화지방, 비타민이 풍부하고, 특히 비타민A는 쇠고기에 비해 약 200배나 많다. 남성의 스태미나에도 좋지만 여성들의 피부미용, 산후회복에도 좋고 아이들의 영양보충에도 도움이 되며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만들어주기 때문에 원기 회복에 좋다. 특히, 단백질 성분이 위장을 보호하는 효능이 뛰어나 위장이 예민해지기 쉬운 여름철 보양식으로는 최고라 할 수 있다.
불도장(佛跳牆)은 다양한 식재료와 무려 수천 가지의 보양식을 보유한 보양식의 천국 중국에서도 가장 유명한 보양식이다. 불도장은 지역에 따라 다양한 재료를 사용한다. 상어 지느러미, 전복, 해삼, 잉어부레, 사슴힘줄, 동충하초, 고급버섯류 등 값비싸고 희귀한 재료들을 총망라하여 단지에 넣어 잔불에서 3~4시간 정도 푹 끓이면 재료들은 거의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흐물흐물해지고 국물만이 남는데 이 국물이 바로 불도장이다. 불도장에는 단백질과 칼슘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 눈을 맑게 하고, 피부를 부드럽게 하며, 근육을 풀어주고 식욕을 돋게 하는데 효과적이다. 라우제는 베트남 왕족이 즐겨먹은 고급음식으로 다산으로 인해 보양이 필요했던 왕비를 위해 만들어진 산후조리용 궁중음식이다. 13가지 약재를 푹 고아낸 국물에 양고기와 부추, 쑥갓 등 43가지의 다양한 재료를 넣고 끓인 일종의 탕으로, 혈액순환과 이뇨작용이 뛰어나 산모들의 몸조리나 남자들의 스태미나 음식으로 애용된다. 맛이 깔끔하고 담백해서 다이어트용으로도 인기가 많다. 톰양쿵은 레몬그라스와 라임 잎, 고추 등 여러 향식료를 넣어 끓인 새콤한 맛과 매운맛, 달콤한 맛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요리이다. 톰양쿵에 들어가는 향신료 고수는 독특한 향 때문에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는데, 고수 향에 익숙하다면 식욕 증진과 위통, 위장염, 소화 촉진에 좋고 오장을 편하게 해 주는 역할을 하는 동시에 강한 향으로 모기의 접근을 막아주는 향신료라서 건강한 여름을 나는 데 좋은 재료이다. 전통요리법인 안데스식 요리법을 비롯, 스페인, 중국, 일본 등 다양한 나라의 요리 스타일이 한데 어우러져 있고, 재료 역시 산지와 바다, 내륙에서 모여 풍부한 맛을 느낄 수 있다. 이런 다양한 매력을 지닌 페루의 대표 보양식은 잉카시대부터 내려온 음식 세비체(cebiche)이다. 보통 보양식하면 뜨끈뜨끈한 국물을 떠올리게 되는데, 페루의 보양식 세비체는 생선살과 각종 해산물을 레몬 또는 라임즙에 절여 올리브 오일, 양파, 고추 등의 채소를 곁들여서 먹는 차가운 샐러드이다. 좋은 재료가 들어간 만큼 비타민C가 풍부해서 피로회복에 좋고 면역력을 높여준다고 한다. 또한 새콤하면서도 매콤한 맛이 미각을 자극해 잃었던 여름철 식욕을 자극하는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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