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힐 만하면 한 번씩 달력에 윤달이 등장한다. 올해는 윤9월이 있어 추석이 빨랐고, 가을도 길 것이라는 진단이다. 오는 9월 24일부터 10월 23일까지가 일반적인 음력 9월, 10월 24일부터 11월 21일까지가 윤9월이기 때문. 이른 봄의 윤달은 많이 들어봤지만 윤9월은 생전 처음 듣는 일이다 보니, 종종 달력이 잘못 인쇄됐다는 제보를 하기도 한단다. 하지만 윤달은 특정 계절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달력의 계산법에 따라 빈도만 다를 뿐 언제든 등장할 수 있는 것. 먼저 윤달이 무슨 뜻인지 정확한 의미를 알아보자. '윤(閏)'은 한자로 잉여, 쓰고 남은 것이라는 뜻이다. 즉 윤달은 남은 달, 잉여의 달을 말한다. 윤달이 생기는 이유는 음력이 달이 차고 기우는 삭망 주기를 한 달로 삼기 때문인데, 이렇게 하면 달의 공전에 따라 약 29.5일이 한 달이 된다. 이렇게 12번을 반복하면 1년이 약 354일밖에 되지 않아, 365일이 기준인 태양력과는 10~11일의 차이가 벌어지는 것. 3년이 지나면 33일, 한 달 이상의 차이가 생기고 만다. 이 차이를 없애지 않으면 시간과 계절이 어긋나 한여름에 정월이 드는 등의 문제가 생겨난다. 이런 일을 막기 위해 2~3년에 한 번씩 윤달을 두고 계절과 달력의 오차가 없게 하는 것이다. 올해는 윤9월이 들면서 추석 역시 빨라졌으며, 덕분에 30℃를 웃도는 여름 날씨의 추석을 맞게 됐다. 올해 윤9월은 182년 만에 찾아왔다. 이번이 윤9월이면 다음번은 윤10월, 윤11월 하는 식으로 순서대로 돌아오는 것은 아니다. 24절기를 반영한 나름의 규칙대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다음번 윤달은 2017년 윤5월이 된다.
과거와 달라진 윤달의 의미 생각지도 못한 윤9월이 등장하면서, 예비부부들이 결혼식을 봄과 여름에 앞당겨 치렀거나 내년으로 미루는 바람에 가을 특수를 누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 사람들은 대체 왜 윤달 결혼을 피하는 걸까? 원래 우리나라에서 윤달은 손(날짜를 따라다니며 사람의 일을 방해하는 귀신)이 모두 하늘에 올라간다고 여겨 송장을 거꾸로 세워도 탈이 없을 만큼 복을 받은 달이다. 그래서 이사, 결혼, 이장, 집수리 등의 중요한 일은 가능하면 윤달에 맞춰 했을 정도. 공짜로 얻은 달인 데다 방해도 없으니 좋은 일이든 궂은일이든 마음대로 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요즘에는 이렇게 좋은 윤달의 의미가 부정적으로 바뀌었다. 과거와 달리 국가, 마을 등의 공동체 문화 대신 개인의 삶이 중요하게 여겨지면서 ' 비일상적인 달'인 기념일을 만들려고 하지 않는 것으로 추측된다. 특히 결혼은 평생 한 번뿐인 날인 데다 스스로 날짜를 선택할 수 있으니 굳이 윤달을 선택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 윤달의 의미가 바뀐 또 다른 이유로는 중국의 역술인 '당사주'의 영향을 받았다는 설도 있다. 당사주에서는 음력과 양력의 차이를 논리적으로 설명하지 못했기에 윤달을 헛되고 무의미한 달로 만들었고, 이런 속설이 우리나라에 잘못 퍼져 윤달에는 중요 행사를 치러서는 안 된다는 미신으로 굳어졌다는 것이다. 이렇게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어쨌든 조상들에게 '복이 깃든 달'로 여겨지던 윤달이 후손들에게 '꺼려지는 달'이 된 것은 안타까운 현실이다. 춘분점을 기준으로 15도 간격으로 점을 찍어 총 24개가 된다. 예부터 우리나라는 음력을 이용해 날짜를 세었기에 24절기도 음력으로 아는 이들이 많지만, 실제로 절기는 태양의 운동과 일치하기 때문에 양력으로 센다. 봄, 여름, 가을, 겨울로 나눈 계절을 다시 6등분해 한 달에 2개의 절기를 배치하기 때문에 계절마다 6개의 절기가 존재한다. 가을의 경우 입추(가을의 시작), 처서(일교차가 커짐), 백로(이슬이 내리기 시작), 추분(밤이 길어짐), 한로(찬 이슬이 내림), 상강(서리가 내리기 시작)이 있다. 달력으로는 계절의 변화를 알 수 없지만 24절기는 계절의 변화를 정확하게 담아내고 있어 사람들은 절기마다 위대한 선조의 지혜에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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