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양식

사랑의 힘/나태주

blueroad 2013. 5. 23. 10:54

 

사랑의 힘  

                                                               나 태 주

 

인간에게는 여러 가지 힘이 있다.
육체의 힘. 정신의 힘. 마음의 힘. 감정의 힘.
그 가운데서 가장 강력하면서도 질긴 힘은 감정의 힘이다.
일견 감정의 힘은 미세한 것 같지만 인간의 마음과 정신을 지배하고
육체에까지도 지속적인 영향을 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무릇 인간은 돈이나 물건이 없어 자살하지 않는다.
자살의 가장 많은 이유는 절망감이요 불행감, 비애감이다.
그리고 소외감이다. 그만큼 감정이 중요한 것이다.

 

이러한 감정 가운데서도 소중한 감정은
기쁨의 감정이요 사랑의 감정이다.
마음속에 기쁨과 사랑의 감정이 부족할 때 우리는 불행감을 갖는다.
 반대로 기쁨과 사랑의 감정이 우리를 행복한 사람으로 만든다.
 우울증도 결국은 기쁨의 정서,

사랑의 정서가 부족할 때 생기는 정신적인 장애 증상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살면서 기쁨과 사랑의 감정을
 더욱 증대시켜 갖도록 애써야겠다.

예술가들이 예술작품을 창작해내는 것도 감정의 힘에 의해서이다.
절망이나 비애와 같은 마이너 감정도 예술작품 창작의 촉매가 되지만
 기쁨과 사랑의 감정은 더욱 좋은 창작의 에너지원이 된다.
젊은 시절 왕성한 작품 활동을 하던 작가들이
나이 들면서 창작의욕이 떨어지는 것은 바로
 감정의 힘이 고갈되거나 부족해진 데에 그 이유가 있겠다.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예술가 가운데
노년에 이르러서도 왕성하게 창작활동을 계속했을 뿐더러
더욱 아름다운 작품을 생산해낸 인물로서
우리는 독일의 소설가이며 시인인
괴테와 스페인의 화가 피카소를 기억한다.
활동분야가 다르고 시대나 환경이 다르지만
그 두 사람은 초인적인 창작가였으며 늙도록 좋은 작품을
지치지 않고 내놓은 사람이란 점에서 공통점을 갖는다.
그들의 생애를 통해서 볼 때 그들은 또 젊은 시절뿐만 아니라
 나이 들어서까지도 끊임없이 여성들을 사랑한 것으로도 이름이 높다.

 

괴테의 경우, 마지막 연인으로 알려진 사람은 올리케란 여인이다.
 나이 72세 때 괴테는 17세 소녀인 올리케를 처음 만나 사랑을 느끼고
올리케가 성년이 되는 2년 뒤를 기다려 그녀에게 사랑을 고백했을 뿐더러
그녀의 부모에게도 결혼을 청원했으나
당사자인 올리케가 망설이는 바람에 사랑은 결실을 맺지 못한다.
 55세 나이 차이를 초월한 사랑이다.
이에 괴테는 상실의 슬픔을
「마리 엔바트의 비가」란 소설작품으로 남기게 된다.
전하는 바에 따르면 괴테가 세상을 떠난 뒤
올리케는 95세까지 독신으로 살다가 죽었다고 한다.
왜 그녀는 혼자서 살았을까? 본인만이 아는 대답이다.

 

그 다음으로 피카소의 바람기는 보다 심각한 수준이다.
여러 명의 여인들과 사랑을 했을뿐더러 결혼도 수차례 했고
자녀 또한 이 여인 저 여인에게서 얻었다.
많이 복잡한 인물이라 하겠다.
허지만 여기서는 도덕적 가치나 윤리 측면에서보다는
 예술적 측면에서만 접근할 필요가 있다.
피카소의 생애 가운데 가장 주목이 되는 여인은
역시 마지막 연인이요 부인이었던 자클린느란 여인이다.

파카소 나이 73세 때 갓 서른을 넘긴 여인으로 피카소를 만났다.
자클린느를 만난 이후 피카소는 가장 안정적이면서도
왕성한 창작활동을 펼쳐 예술적 생애를 완성하게 된다.
말하자면 자클린느는 피카소에게 구원의 여인이었던 셈이다.
피카소는 또 그렇게 자클린느를 만나기 위해
수없이 많은 여인들을 만나고 헤어져 왔던 것이며
 늙은 사람으로 바뀌어 왔는지도 모를 일이겠다.


그림은 나보다 훨씬 강하다. 자신이 원하는 바를 모두 내게 하도록 만드니까.”
피카소가 노년에 이런 말을 남긴 것도 어쩌면 사랑하는 사람
 자클린느가 곁에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 아니었겠나 싶다.
 어쨌든 사랑을 느끼는 마음의 힘,
기쁨을 느끼는 마음의 힘은 소중한 것이고 훌륭한 것이다.
그것은 우리에게 행복감을 느끼게도 하지만
진정으로 성공적인 인생으로 가는 곧고 환한 길을 제공하기도 한다.

또다시 봄이다. 꽃이 피었고 새싹이 솟았다.
우리 다같이 기쁨을 느끼고 사랑을 느끼자.
기쁨과 사랑의 감정은 멀리에 있지 않다.
큰 것에 숨어있지도 않다.
그것은 우리들 가까이에 있는 것이고 작은 것 보잘것없는 것,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에 산재해있는 그 무엇들이다.

 

(2013.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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