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인)

사막

blueroad 2008. 7. 24. 10:57

사 막 / 신혜미

 

사막에는

모래만 있는 것이

아니다

  

메마른 땅에서

솟아나는 물과

그 속에서 살아가는

낙타와 선인장 그리고 바람

수 백 년 전 목숨을 걸고

비단길을 지났던

상인들의 이야기와 꿈이 있다

  

유목민의 전설과

험난한 환경에서 꿋꿋이 살아가는

수많은 사람들, 수많은 생명들

사막은 더 이상 외로운 곳이 아니다

모래바람만 휘몰아치는

쓸쓸한 곳이 아니다

  

오히려 우리 가슴 안

메마른 마음이 진정한 사막이다

아무도 들어오지 못하게 닫아걸고

어둡고 황량한, 외로운 마음이

쓸쓸한 바람만 부는 바로 그 곳이

사막이다

 

우리 마음에

사랑과 믿음의 비가 내리지 않으면

꽃이 피고 이야기가 있는,

따뜻한 노래와 웃음이 있는

아름다운 들판은 결코 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