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FEBRUARY 4, 2007
나의 소주천
- 초기 과정
나는 '한국단전호흡수련회'에 입문하여 수련한 지 4년 여가 되는 초학자입니다.
수련 동기는 첫째로 전부터 단전호흡에 관심이 있었고,
선도에 대한 이론은 허천우 원장님께서 책을 통해 밝혀 놓으셨기 때문에 저는 수련 중간에 느낀 체험기를 통해 이 길을 가려는 분들에게 조그마한 도움이 될까 합니다.
사실 수련은 변화의 연속입니다. 이런 변화가 맞는 것인지 틀린 것인지는 반드시 진사(眞師)에게 확인을 하고 따라가야 합니다. 저는 2, 3일에 한번씩 원장님께 전화를 걸어 '오늘은 이런 변화가 일어났습니다'로 시작하여 확인을 하고 수정을 해 나갔습니다.
저도 수련 3개월만에 소주천을 한 것으로 자만을 했지만 결국 그 10여 배의 시간과 수련이 소요되었습니다.
이 글을 쓰는 데에는 또 다른 시간과 기운이 소모됩니다. 그러나 나는 이러한 글을 늦게 찾은 관계로 많은 손해를 보았습니다. 인연이란 스스로 찾아가는 것, 노력하시는 분들의 수련에 이 글이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1. 초기 과정 (1995년 3월∼1995년 8월)
성장과정과 성격
초등학교 시절에 반장도 몇 번 하고 6년 동안 우등상을 탔으니 공부는 잘하는 편이었다. 그렇지만 성격이 내성적이고 결단력이 부족하여 사회생활에 있어서는 우등생이 되지 못하였다.
항상 시간만 나면 명상을 즐기는 스타일로 공무원 채용시험인 7급 공부할 때도 책을 앞에 펴놓은 채 하루종일 명상에 든 적도 있었다.
고2때부터 노이로제 증상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수많은 병원과 약국을 전전했으나 효과가 없었다.
고등학교 졸업 후 재수를 했다. 그래도 완치가 되지 않아 결국 대학은 못 들어갔다. 지금 생각하면 신에 비해서 정이 약해 균형이 깨진 것으로 보인다. 그때 단전호흡을 하여 균형을 잡아주었다면 지금쯤 좀더 나은 사람이 되었을지도 모르는데 이 모두가 다 전생의 업인 모양이다.
수련의 경험
고교시절에 인생이 무엇인지를 생각하니까, 아랫배(지금 생각하면 단전)가 찢어질 듯이 아팠다. 이것이 '애를 끊는 아픔이구나' 하는 판단 아래 다시는 깊이 생각하려 들지를 않았다. 아마 전생의 수련으로 단전에 기운이 쌓이는 과정이 아닌가 생각된다.
복식호흡 별 효과를 보지 못했다.
20세 때쯤 요가 관련 책에서 복식호흡에 대해 읽고 관심이 끌려 혼자 시도해 보았으나 별 효과를 보지 못했다.
40세에 들면서 몸이 약해지자 운동을 할 요량으로 배드민턴을 시작했는데 체력은 좋아졌으나 정신적인 피로를 푸는 데에는 한계가 있고 직장생활에 따른 불안감은 깊어만 갔다.
그 전부터 관심이 있었던 단전호흡을 해보려고 이것저것 책을 사다가 시간 나는 대로 집에서 혼자 좌선에 들곤 했으나 별 효과가 없었다.
처음에는 천천히 들이마시는 것이 어렵더니 1년 여가 지나자 천천히 내쉬는 것이 어려워졌다. 여러분들도 이런 과정을 겪었을 것이다.
한 2년이 지나자 의식을 몸 속으로 넣어보았다. 몸 속에 무엇이 있나 궁금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단전이라고 생각되는 장소에는 아무것도 없이 텅텅 비어 있었다. 그야말로 허공의 상태였다.
초기 입문과정
한단회에 입문하기 몇달 전 스님이 한 분 오셔서 단전호흡 강의를 시작했다. 이분은 스님이라 운동은 하지 않고 좌선만을 해서 수련의 효과가 없었던 관계로 자연히 다니지 않게 되었다.
그러던 1995년 3월, 종합청사 복도 엘리베이터 출입구 앞에 붙은 단전호흡 수강생 모집공고를 보고 들뜬 마음으로 가입했다. 월, 수, 금 중식시간에만 수련을 하니 근무시간에 전혀 방해가 되지 않아 안성맞춤이었다. 또한 수련장소도 회사 내에 위치하므로 용이했다.
그때 허천우 원장님은 입산수련 후 하산하신 지 얼마 되지 않은 탓에 얼굴이나 눈의 모습으로 고수라는 것을 대번에 알 수가 있었고, 이론적인 강의도 생각보다 유식하시며 그 근거가 확실하다는 판단이 들었다.
최초 기(氣)의 발생과 초기 주천
집에서 혼자 수련할 때에는 아무런 기척이 없었는데, 기 체조를 하고 연공, 탄퇴(중국무술) 등 적절한 운동을 하면서 허천우 원장님의 호흡법 지도대로 수련을 계속하던 중 한 달쯤 지나자 아랫배 단전 부근에서 따뜻한 느낌이 생기더니, 며칠 후에는 등쪽이 따뜻해지는 등 이곳저곳에서 느낌이 오기 시작했다.
그 발생시기는 집중을 하는 시기가 아닌 집중도 아닌 명상도 아닌 아무것도 아닌 것을 생각할 때 발생하는 것으로 기억된다.
처음에는 배나 등의 표면에서부터 시작했다.
이것이 안으로 들어가는 데에는 한참의 시간이 소요되었다. 따뜻한 것이 생기면 수련이 한결 수월해진다. 여기를 단전으로 생각하여 흡, 호를 해야 되는데, 무엇보다도 따뜻한 것이 있으니까 잡념이 생기지 않는다. 그러다가 이것이 없어지면 어느 새 딴 생각을 하고 있질 않은가!
다른 사람들은 손발이 먼저 따뜻해진다고 하지만 나는 그 증상이 나중에 나타났다.
강력한 집중력이 관건
이 무렵 집중력이 강화되어 집중에 들어가고 나올 때 어떤 터널을 갔다 왔다 하는 것처럼 보였다. 따라서 초기과정에는 집중력이 중요하다고 본다. 강력한 집중력이 관건이다.
그 당시 내무부 행정과는 격무 부서로 중식 후 오침이 관행화되어 있었는데 어느 날 단전호흡을 하면서 오침을 하던 중 단전 부근이 따뜻해지면서 저절로 의식이 깨어나고 그 자세로 자연히 수련을 하게 되었다.
여러 번 이런 상태가 지속되다가 {금단의 길}에서 소주천을 하는 구절이 생각나 치골 쪽으로 살살 밀어붙이니 어느 정도 내려갔는데 곧 약해지면서 사라져 버렸다.
거의 매일 이런 식으로 수련이 계속됐는데 그 다음날은 전날에 뚫은 곳인 치골에서 따뜻한 것이 발생하여 수련이 시작되고, 수련에 의하여 치골과 회음을 뚫고, 다음날은 미려, 명문, 협척으로 진도가 나가다가 어느 날 머리로 올라갔다.
정신이 아득하고 이상하여 크게 잘못된 줄 알고 원장님께 전화를 드렸다.
원장님께서는 처음에 양기가 머리에 들어가면 그곳에 있는 음기와 싸우느라 일주일 정도 어지러울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그 말에 일단 안심을 하고 과감히 백회를 통과시키니 안면을 통해서 가슴으로 내려왔다. 그러나 임맥은 독맥처럼 그렇게 뚜렷하지 않고 대강 내려온 기분이 든다.
몇 년 뒤 원장님과 대화 도중 최초 주천을 설명드리자 전생에 수련을 많이 하여 임독이 뚫린 상태라고 하시면서 훌륭한 몸을 받고 태어난 복 받은 사람이라고 하셨다. 우리 도장이 생긴 이래 1,000여명이 다녀갔지만 소주천 이상이 10명 이내인 걸로 보면 수긍이 가는 말이다. 그리고 소주천이란 그렇게 어려운 것이기도 하다.
나는 학교를 졸업하고는 똑똑하다느니 잘한다느니 하는 소리를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었다. 그러나 이후 나도 잘 하는 것이 있기는 있구나, 하느님은 공평하시구나 하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
맥박의 형성
수련이 계속되고 다시 처음부터 약이 임독을 한바퀴 돌아 단전에 모이자 기운이 가득 차는 관계로 배가 불러왔다.
호흡이 곤란할 정도가 되자 할 수 없이 가만히 응시와 집중만 하면서 수련을 하였는데, 그때도 약이 처음 발생할 때와 같이 집중도 아니고 잡념도 아니고 알 수 없는 상태(이것이 지뢰복 상태인지도 모르겠다)에 든 것 같은데 아랫배 한가운데에서 팔딱팔딱 하면서 맥박이 뛰는 것이 아닌가?
매우 신기한 일이었다. 속으로는 적이 놀랐지만 혼란은 일어나지 않았고 마음이 안정되면서 맥박에 정신을 맞추어 하나가 되자 무아지경에 들고 내가 드디어 소주천을 한 것으로 착각을 할 정도였다.
물론 맥박은 항상 나타나는 것이 아니고 가끔씩 수련이 잘 될 때 발생한다. 처음에는 단전에만 나타나다가 맥을 뚫을 때도 맥이 다 뚫려갈 때쯤이면 맥박이 뛰다가 다음 혈로 진도가 나간다.
가끔 쉬려고 복도에 나와 먼 산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저절로 맥박이 나타나서 호흡이 되었다.
과거에 어떤 책에서나 또 누구에게서나 들어보지 못했던 일이다. 선도란 이렇게 비밀스런 비법인 것이다.
가슴의 개통과 불안감의 치유
그 당시 나는 개인적인 수련시간을 따로 갖기 어려워서, 그나마 잠들기 전에 1~2시간씩 누운 자세로 호흡을 하였다.
어느 날 호흡 도중 맥박이 발생하여 독맥을 타고 올라가더니 머리를 지나 가슴으로 내려왔는데, 가슴에 걸려서 내려오지를 못하고 온몸이 벌떡거렸다. 가슴을 뚫지 못하니 몹시 괴로웠지만 대처할 방법을 몰라서 매우 답답하였다. 그러나 나중에 힘이 빠지자 맥박이 사라지면서 모든 것이 정상으로 돌아왔다.
며칠 후 원장님이 기 점검을 하셨는데 그때도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원장님이 손을 대고는 마음을 편안히 하라고 하셨는데 그날 원장님의 기를 받아 진정된 후 가슴이 뛰는 일은 사라졌다. 이때에 가슴에 막혔던 탁기가 빠지고 어느 정도 뚫렸나 보다.
잘못된 기의 사용으로 고생
어느 날 수련을 한 뒤 호기심이 일어서 잠자고 있는 둘째 아이의 용천혈에 손바닥을 갖다대어 보았다. 찌릿한 느낌이 들어 급히 손을 빼고는 좌선을 했는데, 무언가 머리로부터 이상한 기운이 몸 속으로 들어왔다. 하체에 집중을 하면서 그 기운을 대항해 나갔는데 처음에는 내가 강한 것 같았으나 나중에는 도저히 감당할 수가 없었다.
마음속으로 원장님을 부르면서 도움을 청했으나 소용없는 일이었다. 할 수 없이 기운이 다 빠져 '이제 나의 인생이 끝나는구나' 하고 자포자기를 했는데, 수련을 끝내고 보니 나른한 것 외에는 이상이 없었다.
이것은 내 기가 아들의 몸 속에 주입됨과 동시에 외부의 신기가 몸 안으로 들어온 현상이었다. 이때 이것을 방치하면 외부의 이상한 기운이 내 몸 속에 자리를 잡게 되어 허상에 사로잡히게 된다. 수련을 하여 이것을 몰아내야 하며 힘이 부칠 때는 호흡을 강하게 하여 강풍을 시켜주고 인삼 또는 녹용을 복용하여 괴이한 기운이 뿌리를 내리기 전에 제거해야만 한다.
그리고 주화입마는 하루 이틀에 걸리는 것이 아니고 나쁜 습관이 계속되어 마가 자라야 된다. 그래서 잘못되면 빠른 시일 내에 수정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뒤에 원장님께 이 일을 말씀드리니 앞으로는 함부로 다른 사람 혈에 손을 대지 말라고 주의를 주셨다. 혈을 통해서 나의 기운이 빠져나간 모양이다. 기가 강하면 상관이 없는데 약하니까 큰 느낌을 받은 것 같다.
불씨 형성으로 착각한 실낱같은 소주천
이렇게 2개월쯤 지나서는 오후 4, 5시쯤 되면 근무 중에 단전에서 저절로 약이 팔딱거리면서 수련이 되었다.
나는 이때 이것이 불씨인 줄 알고 착각을 했다.
임독을 한 바퀴 돌렸겠다, 저절로 발생하고 움직이니 책의 내용과 일치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선도의 초기과정은 점법인 관계로(연기화신 이후는 돈법) 캄캄한 밤에 반딧불(나의 상태)이 환하게 보이는 것을 촛불(불씨)과 같은 것으로 혼동한 것이다.
원장님께 여쭤보니 실낱같은 기운이 주천을 했는데 너무 약해서 소주천이라 할 수 없다고만 하고 세세한 이야기는 하지 않으셨다. 그래서 진사(眞師)의 가르침이 꼭 필요하다. 나는 이것이 불씨가 아닌 줄을 근 1년 후에야 알았다.
마음대로 하다가 실패한 사람이 수없이 많다
당시 원장님의 말씀을 속으로는 인정하지 않았는데, 그래도 겉으로는 따랐던 게 다행이었다. 초학자 여러분도 자신의 생각과 스승의 의견이 다를 때에는 무조건 후자를 따라야 한다. 주위에 이를 무시하고 마음대로 하다가 실패한 사람이 수없이 많다.
승진시험 준비와 수련의 진행
95년 6월경 승진시험 볼 순서가 되어 다른 동료와 같이 사무실 출근을 제외받아 학원 강의실과 독서실을 들락거렸는데, 독서실에 앉아 공부를 하고 있으면 정신이 통일되고 집중이 이루어지니까 저절로 약이 발생하게 되고 정신이 책에서 약으로 이동해 버린다.
한참 임독을 뚫다가 힘에 부쳐 약이 약해지면 수련이 중단되고 다시 책을 볼 때는 에너지가 다 소모되어 몇 줄 읽지 않아 쉬어야만 했다. 단전호흡을 하면 정신통일이 되고 몸도 튼튼해져서 공부가 더 잘 될 줄로 굳게 믿었기에 적잖이 고민을 하게 되었다.
일단 원장님에게 경험을 말씀드리고, 단전호흡을 중단하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상의했다. 원장님은 그런 현상은 아직 약이 약해서 일어나는 것이니, 강해지면 집중이 잘 되어 공부에 매우 유익하다시며 계속할 것을 권하셨다. 그러나 문제는 시험이 끝날 때까지 강해지지 못했다는 것이었다. 어쨌거나 나는 시험에서 합격은 했는데 성적은 좋지 않았다. 결국 나는 시험기간 동안 공부 반, 수련 반을 한 셈이다.
이때는 약이 좀더 강해져서 중요혈을 통과할 때 치열한 전투가 시작되었다. 그때는 화후를 잘 몰라서 무조건 내가 이기나 네가 이기나 보자는 마음으로 강하게 밀어 부쳤는데, 치골, 회음, 미려, 명문, 협척, 영대, 백회, 인당, 전중의 순으로 오늘 수련이 끝난 자리에서 내일 또 시작되고 하면서 계속 맥을 확장시켜 나갔다.
힘이 부쳐 봉고를 못하고 뚫던 자리에서 마무리가 되곤 했었는데, 봉고는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시간이 없더라도 처음부터 습관이 되도록 주의하기 바란다.
일편단심 단전에 집중
단전에 들어온 약이 좀더 커졌으면 하고 바랐어도 당초에 너무 작은 약으로 주천을 시작한 것이 문제였다. 그것이 습관이 되어 곧바로 치골로 내려가 임독을 뚫었기 때문에 계속 임독을 돌고 있어서 불씨가 늦게 만들어지게 되었다. 후배 여러분들도 책을 보고 무조건 돌리지만 말고 몸 속에 많은 변화가 오더라도 일편단심 단전에 집중을 하고 맥박과 호흡을 가져서 불씨가 저절로 돌아가게 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2. 1차 주천 과정 (1995년 8월∼1996년 10월)
인삼 복용과 소주천 도전 승낙
그 해 8월 경 공부하는 게 안쓰러웠는지 집사람이 인삼을 달여줬다.
나는 단전호흡을 하기 때문에 그런 것은 필요 없다고 생각하여 거절하다가 억지로 먹었는데, 그후 수련이 급진전되었다. 어리석게도 나는 그것이 인삼 덕인 줄을 1년 반 정도 지나서야 알았다.
하루는 도장에서 수련을 하던 중 머리에 있던 약이 단전으로 고이면서 약이 단전에서 저절로 호흡을 하였다. 맥박과 호흡이 동시에 생긴 것이다. 나는 숨을 안 쉬고 가만히 있는데 이놈 혼자서 다하니 무척이나 편하고 아늑했다. '이제는 도사가 다 됐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원장님이 점검을 하시고는 이젠 소주천에 도전을 해보라고 하셨다. 나는 이때 이것이 불씨인 줄 알고 소주천은 시간문제라고 생각하였으니 한심한 일이었다. 그때 정확하게 "원장님 이것이 불씨입니까?" 하고 여쭤봤어야 하는데, 불씨는 그후 1년도 더 걸렸다. 이렇게 도를 닦는 과정에는 초보자가 착각하기 쉬운 함정이 많다는 생각이 든다.
소주천 개통 요령
그 이후로 수련은 계속했지만 원장님의 기 점검 결과 기운이 약해졌다는 판정을 받았다.
임독은 뚫렸는데 기운을 모으지 못하고 계속 주천만 시키니 불씨가 형성되지 못한 것이다. 지금 생각하면 약으로 임독을 개통하는 요령(기술)이 부족했던 것으로 생각된다. 그때는 하고 있는 방법이 맞다고 생각했으니 후회해도 할 수 없다.
소주천의 효율적인 개통방법은 아래와 같다.
첫째, 약이 응집되어 최소한 맥박은 형성되었을 경우에 임독주천을 시작해야 하고 임독을 뚫을 때는 강하게 밀어붙이되 힘이 달리면 단전에 봉고를 해가면서 개통시켜 나가야 한다.
둘째, 뚫는 맥과 단전에 50:50의 비중으로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 여기서 50:50은 의미가 다양하다.
① 단전과 뚫는 맥을 동시에 50:50으로 집중하기도 하고
② 맥을 강하게 흡호흡으로 뚫을 때는 100% 맥에 두되 그곳이 뚫리거나 포기했을 경우 그 시간만큼 단전에 온양을 계속해서 단전을 처음과 같이 채워야 한다.
③ 또한 약이 강할 경우 맥을 뚫고, 단전에 집중하고, 다시 다음 혈을 뚫고, 그후 단전에 집중하고 그래서 전체적으로는 50:50이 된다.
셋째, 특히 음기가 많아서 1시간 정도 수련에 혈 하나도 못 뚫을 경우에는 처음에 시행착오를 겪은 다음부터는 적당히 시간을 할애하여(30분 정도씩) 빨리 포기하고 단전에 충분히 모은 후에 눈을 떠야 한다.
이상은 내가 생각한 것이고 약이 강한 분은 단전에만 계속 집중하고 있으면 다른 한 가닥이 임독을 뚫고 있다고 한다.
백회의 개통
백회는 중요한 혈이어서 뚫기도 어렵고 또 통과할 때 여러 가지 느낌이 든다.
처음에는 어질어질했는데 어떤 때는 이루 말할 수 없는 깨끗하고 상쾌한 기분이 들곤 한다.
그 해 늦여름 저녁때 약이 등을 타고 올라가더니 옥침을 지나 백회에 이르렀다. '오늘은 이게 뚫리는구나' 하고 강하게 밀어 부쳤는데 어찌된 영문인지 솥뚜껑 같은 것이 머리를 꽉 누르고 있어서 약은 힘도 못쓰고 사라져 버렸다.
머리가 막혀 점점 숨도 못 쉬고 답답해 죽을 지경이 되었다. 이런저런 방법을 다 써보았지만 소용이 없었다. 잠자다가 가위에 눌린 것과 비슷한 현상이었다. 할 수 없이 포기를 하고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 힘을 빼니 아픈 것도 사라지고 숨이 들어오면서 회복되었다.
백회는 음기가 많은 곳이라 약이 약해지면 화후를 줄이고 단전에 온양을 해서 기를 보충시켜야 한다.
그 뒤 어느 날 수련 중에 약이 머리로 올라가더니 머리를 개통하고 머리 상단에 테를 두른 듯이 뜨거운 기운이 한 바퀴 돈 뒤에 물로 변하여 회음으로 떨어져 내렸다.
이때가 아마 추석 때쯤 되었을 것이다. 나는 고향에 내려갈 때 남에게는 말을 안 했지만 속으로는 내가 소주천을 했다고, 옛날 무협지에서 임독이 개통되면 고수가 된다고 기뻐서 날뛰는 모습을 떠올리며 매우 자만에 빠져 있었다.
이것으로 보아 소주천이 완성되지 않더라도 약이 물로 변하여 떨어지는 현상은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알았다.
한번은 학원에서 강의를 받다가 쉬는 중에 머리 위(백회가 아니고 백회에서 떨어진 그 바로 위)에 구슬만한 약이 발생하더니 계속 혼자서 회전을 했다. 한참을 있어도 변하지 않고 머무르고 있었다. 잘못 움직이면 없어질까 봐 강의도 못 들어가고 움직이지도 못하고 우두커니 서 있었다. 단전으로 끌어내려서 봉고를 한 후에 움직이려고 해도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나중에 어디론가 날아가 버린 것 같기도 하고, 인당으로 진행하면서 약이 약해진 것 같다.
이런 현상은 그 뒤 간혹 몇 번씩 나타났는데 백회가 열리는 하나의 과정으로 보인다.
계속된 운동
도장에서 배운 운동은 시간 나는 대로 연습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호흡을 잡아당기면 몸이 그대로 앞으로 나가고
이즈음엔 운동을 하고 나서 가만히 서 있으면 내려져 있던 팔이 저절로 옆으로 들어올려졌다. 아마 운동으로 형성된 힘이 서로 밀어내는 작용을 하여 나타나는 현상인 것 같다. 길을 걸을 때도 호흡을 잡아당기면 몸이 그대로 앞으로 나가고 몸 속에 뱉으면 또 앞으로 나아가서 별도의 힘을 주지 않아도 저절로 걸음이 나아갔다.
호흡도 마찬가지였다. 길을 걸을 때나 신문을 볼 때처럼 평소에 별로 신경 쓰지 않을 때에도 자동적으로 정신의 일부분이 단전에 집중되어서 약하게나마 호흡이 되었다.
담배와 술을 멀리하게 됨
나는 옛날부터 저녁 식사 후 담배 1대를 피우는 게 습관화되어 있었다(하루 1개피). 초기에는 연기를 빨아들일 때 임맥이 뚜렷이 나타나 연기에 의해 맥이 뚫리는 것으로 착각할 뻔했는데 이것은 열린 맥에 음기가 차는 현상이다. 그래서 시간이 갈수록 반쯤 피우다 버리고, 다섯 번 빨고, 세 번 빨고, 마지막에는 한 번, 끊기 직전에는 입에 물었다가 버리는 것이 최후였다.
지금은 길을 가다가도 연기가 있으면 숨을 멈추고 그 자리를 빨리 피한다. 이렇게 담배는 수련이 높아질수록 저절로 끊어지는 것이다. 수련자가 담배를 피운다면 그 수련자의 수준을 가늠하는 잣대가 될 수도 있다.
술과 기에 관한 이야기는 시중에 많이 떠돈다.
어떤 기 수련자는 술을 물로 변하게 만든다, 어떤 이는 수련 후 술이 매우 강해졌다 등등의 이야기다. 나의 경험이 이를 해결해 주는 것 같아 적어본다.
수련 초기에는 나쁜 기운이 빠져서 간장이 좋아지는 등 몸이 튼튼해져서 더 많이 먹게 된다.
진도가 나감에 따라 알코올과 기가 서로 반응하여 기운이 뜨겁게 달아오르므로 빨리 취한다. 전에 비해서 술이 약해졌다는 사실을 확실히 깨닫게 된다. 깨고 나면 몸이 매우 피곤하다.
따라서 술을 많이 마시면 너무 취해 실수를 하게 된다. 이 시기에 나도 최대의 실수를 했다. 그 후로는 한 잔만 먹어도 취했다. 한 병 먹으면 그날 밤 몸이 불덩어리같이 타오르고 새벽엔 기가 빠져 채워도 채워도 모자라서 다음날 하루종일 힘이 없었다.
과 회식 등 피하려고 해도 안 될 경우 거절을 못하고 한 잔 마시다가 시동이 걸리는 경우가 있었다. 기운이 다소 강해지고 마음도 강해진 97년 초에야 완전히 끊었다.
수사들은 술을 금해야 한다.
초보자 여러분들은 아직 소주천 단계가 아니면 술을 자제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언제 소주천이 될지 모르므로 사회생활을 위하여 굳이 술을 끊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기운이 강해서인지 몇 잔 먹어도 괜찮은 것 같다. 마음이 강해서 웬만하면 잘 안 먹지만 윗사람이 권하면 안 먹을 수도 없다. 항상 술자리에 갔다 온 후엔 1시간 이상 운동을 하여 탁기를 제거한다. 따라서 가급적 회식자리를 피하는 것이 상책이다.
부부관계
입문 후 얼마 되지 않아 아침마다 발기가 된다. 근래 보기 드문 일이어서 원장님께 말씀드리니 보름 정도 성생활을 억제하라고 하셨다.
그 후 다시 여쭤보니 성관계는 하되 사정을 하지 말라고 하신다.
그러나 곧바로 이행은 안되고 6개월쯤 지난 후 정신력으로 이행을 했는데 얼마 후 마음이 흐트러지자 실천이 안 되었다. 이것이 마음만으로 억제하는 것(성만 수련하는 것)은 깨어지기 싶지만 성명쌍수는 잘 파기되지 않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성관계 후는 몹시 피곤하다
그 후 컨디션이 좋을 때는 억제가 되고 피곤할 때는 조절이 힘들었다. 성관계 후는 몹시 피곤하다.
원장님 말씀대로 사정시 명문으로 온몸의 정기가 빠져나간다고 한 것이 실제로 나타난 것이었다. 따라서 소모된 정을 보충하기 위하여 수련으로 채워야 한다. 이 부분도 초보자 여러분들은 억제가 곤란할 것이다. 기운이 차 오르면 스스로 깨닫게 되고 자연히 절제하게 된다.
수련이 진전됨에 따라 나오는 정액이 적어진다. 몸 속에서 배출을 막기 위해 강력히 잡아당기기 때문이다.
소약이 형성된 후에는 성관계 후에도 별로 피곤하지가 않다. 밖에 나가 바람 한번 쏘이면 기운이 차 올라 정상으로 돌아온다. 그래서 마음이 해이해지기도 한다. 그러나 마음을 다잡아 절제를 해야 되겠지, 삼성내단이 완성되면 아예 음욕이 일어나지를 않는다는데, 아직은 초보단계이다.
수련의 진행과 변화의 연속
96년 여름, 중식을 하고 난 뒤에는 아랫배에 포근하고 따뜻한 기분이 든다. 가끔 임독 양맥이 독맥은 양, 임맥은 음으로 나누어지는데 합치려고 해도 안 된다. 기운이 약한 탓인가 생각된다.
가을엔 원장님이 하산하시고 얼마 지난 뒤 오랜만에 점검을 받았는데 임독 양맥에 수 없이 많이 통과한 흔적이 있다고 하셨다. 사실 1년 이상을 계속 돌리기만 하고 단전에 뿌리가 박히지 않으니 주천은 되고 있으나 불씨를 만들지 못한 것이다. 주천만 하면 안 된다는 말이 남의 일인줄 알았는데 현실로 나타난 것이다. 무척이나 실망을 많이 했다. 단전호흡을 그만둘까도 생각해 봤으나 달리 할 것도 없고 해서 마음을 다잡고 계속하기로 했다. 사실 이때는 저절로 되기 때문에 끊기도 어려웠다.
임독의 개통(불씨의 형성)
96년 10월 경, 서울 도장을 방문했을 때 이 사범님이 손님대접으로 내놓은 꿀을 한 숟가락 먹었는데, 곧바로 꿀의 기운이 임독을 한 바퀴 돌았다. 내가 그것을 말하니 사범님이 잘못 알아듣고는 꿀을 한꺼번에 너무 많이 먹고 체하여 여러 날 고생을 했다고 한다.
그 후 원장님 권유로 꿀에 인삼을 갈아넣어 복용을 하니 엄청나게 기운이 차 오르고 수련이 잘 되었다.
어느 깊은 가을 초저녁, 그날은 별로 수련이 그렇게 잘 된 것도 아니었는데 갑자기 몸이 없어지고 보이지 않았다. 임독이 한번에 완전히 한 바퀴를 돌아 개통이 되자 나타난 현상이었다. 그러나 아직 약해서 잡히는 것이 없었다. 곧 이런 현상이 깨어졌는데 원장님께 여쭈어 본 결과 이것이 입정의 초기상태이고 고수가 되면 오랫동안 지속된다고 하셨다.
물론 불씨는 그후 몇 달 뒤 원장님이 점검하셨을 때에 인정을 받았지만 나는 이것으로 1차 주천이 됐다고 앞잡아 표현을 하기로 했다. 그 후부터 나는 인삼과 꿀을 계속 먹고 있다. 밥만으로는 그토록 많은 음기를 제거하기가 어렵다. 음식을 골고루 먹고 기운이 많은 음식을 집중적으로 복용해야 한다.
3. 2차 소주천 과정 (1996년 11월∼1998년 5월)
불씨 형성과정과 많은 시간의 투자
주천만 되었다고 곧바로 불씨가 형성되는 것이 아니고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다. 97년 2월 종합청사에서 운동을 하고 점검을 받았는데 근래에 보기 드물게 컨디션이 좋았다. 온몸이 환하게 변하면서 입정에 들었고, 점검이 끝나기 전에 깨어질까 걱정을 했는데 다행히 계속되었다. 종합청사는 기운이 좋은 곳이다. 그러니까 나라를 다스리는 청사가 들어서기도 했겠지만, 경남도청보다 훨씬 수련이 잘 된다.
원장님께서 점검결과를 매우 만족해하셨다. 창원에서 공부를 많이 했다고 하시면서 불씨가 형성됐고 기운이 매우 강하다며 우리 도장 개원 이래 10년 동안 불씨를 만든 사람 중 세 번째라고 하셨다.
그때 나는 불씨를 보지 못했고 원장님이 먼저 보셨다. 그래서 고수가 점검 때 본인보다 먼저 안다는 것이다. 그 뒤 몇 번 점검할 때에도 추가로 확인되었기 때문에 나는 보지 못해도 있는 것으로 생각하고 소약형성을 목표로 정진을 계속했다.
불씨의 특성
불씨의 성격은 이 책 앞부분에 잘 나와 있지만 글로 표현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수련을 위해 자리에 앉으면 항상 단전에 머물러 있고, 입정에 드는 시간이 길어진다. 그러나 불씨는 소주천이 완성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계속 맥을 뚫는다. 그러다가 힘에 부쳐 화후를 약하게 하면 다시 단전으로 모인다. 따라서 수련이 몹시 쉬워진다. 불씨 이전에는 주천 과정에서 약이 단전에 모이지 않아 그 원인을 잘 몰랐는데 이제는 기운 약한 것이 원인으로 판명되었다.
가끔 입정에 든다. 입정의 시간이 짧다. 그러나 소약은 음기가 제거되고 나면 항상 나타나서 입정상태에 드는 반면, 불씨는 아직 약해서 그런 상태가 못 된다. 맥을 뚫는 날이 더 많다. 불씨는 움직이고 소약은 움직이지 않는다고 한다.
수련을 방해하는 것들
전철로 출퇴근을 했는데 좌석에 앉으면 옆 사람의 탁기가 치고 들어와서 허벅지 부분이 아프고 몸이 몹시 피곤했다. 그것을 제거하는 데에 많은 수련이 필요하다. 그래서 주로 창가에 서서 다녔다.
수련자가 꼭 알아야 할 것은 기는 환경에 몹시 민감하여 약해지거나 탁해지면 몸이 몹시 아프다는 점이다. 나도 한때는 이런 줄 알았으면 하지 말걸 그랬다는 생각까지 했으나 장점이 훨씬 더 많고, 약해지면 아픈 것이 진실이니까 이것이 정도(正道)인 것으로 판단했다.
화장품도 진기를 소멸시키는 요인이다.
진하게 화장한 여자 옆에 서면 머리가 어질어질해지는데 실제로 맥이 막힌다. 몸의 맥이 많이 열릴수록 길이 넓어져 탁기가 많이 들어오고 빨리 알아차린다. 기를 모르는 일반인에게 이런 말을 하면 "무슨 소리냐? 잘못된 것이다. 화장품 냄새가 얼마나 좋은데!"라고 해서 이야기가 통하질 않는다. 그러나 화장품은 인공적으로 약품처리해서 만든 것이기 때문에 그렇다.
또 꽃도 예전과 달리 향기롭지 못하다. 이것은 진실이 아니라는 데에 원인이 있다. 밥냄새, 된장냄새 등은 실제로 영양분이 있지만 꽃향기 속엔 영양분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수련에 도움이 되는 음식과 방해되는 음식
자연의 모든 기운을 취해야 하므로 음식을 골고루 먹는 것이 기본이다.
그 다음은 뭐니뭐니해도 밥이 최고이며 소고기, 생선회 등이 뒤를 따른다. 개고기도 시중의 소문과는 달리 초학자인 우리에겐 괜찮고 돼지고기는 처음엔 탁하지만 탁기를 없애고 나면 기운이 남아 있어 수련에 보탬이 된다.
한약은 제대로 약을 쓰면 무척 도움이 된다. 특히 인삼은 기 덩어리이다. 소주천 과정에 있는 분은 음기제거를 위해서 필히 복용해야 한다.
산삼이 좋다지만 우리들에겐 먹을 기회가 거의 없다. 산삼을 먹을 사람은 먹는 방법을 상의한 후에 이행하기 바란다.
콩, 오징어, 깨 등은 내가 좋아하는 음식이다. 고농축 포도 요구르트 등과 각종 생선은 비교적 좋다. 기타 좋은 음식도 많이 있을 텐데 기회가 없어서 못 먹어봤다.
빵이나 밀가루음식은 수입 밀에 섞여 들어온 방부제 때문에 먹고 나면 끈끈하고 시커멓고 질긴 것이 착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고 수련해도 잘 흩어지지 않아 고생을 많이 한다.
사과, 딸기 등 과일도 농약을 많이 쳐서 좋지 못하다. 수박은 '기'를 소모시키는 성분이 있어 원인 모르게 힘이 없어진다.
사탕, 과자, 아이스크림 등 인공적인 식품은 모두 피해야 한다.
각종 드링크류는 무조건 안 좋다.
요즈음 나온 솔음료는 엄청나게 탁하다. 손님대접 받는다고 체면치레로 먹었다가 하루종일 머리가 아프고 그것을 푸는 데에 많은 시간을 소요했다.
우유도 막히고 인삼 드링크도 마찬가지다. 그중에 조금 나은 것은 배나 포도로 만든 것인데 이는 손해 보는 게 적다.
커피는 술과 비슷해서 마시면 타오르고 기분이 좋지만 쌓이지 않고 날아간다. 차라리 녹차보다는 나은 것 같아 하루 한두 잔씩은 마신다.
요즈음 나온 검은 쌀밥은 무척 막힌다. 별미라고 권하지만 몇 번이나 시행착오를 겪은 바 있다. 식당에서 나오면 꼭 바꿔먹는다. 주식마저 잘못 먹으면 몇 배로 손해를 보기 때문이다.
이렇게 보면 먹을 것이 없는 것처럼 보이는데 자기 수련정도에 따라 느낌이 다르므로 이것저것 먹어보고 좋지 않다고 생각될 때 그때 끊어도 된다.
일산에서 세검정으로 이사
집안의 기운은 몹시 중요하다.
1997년 7월 사정에 의하여 일산에서 세검정 골짜기로 이사를 했는데, 생각보다는 집안의 기운이 나빴다. 방안에 앉으면 기운이 잡히질 않았다. 혼자 있을 경우 강한 무서움이 전신을 짓눌렀다. 원장님께 여쭈어본 결과 보름 후에 나쁜 기운을 극복할 것이라고 하셔서 열심히 한 결과 과연 그 이후 제거되었다.
이곳은 앞에도 산, 뒤에도 산이다. 뒷산보다는 앞산의 기운이 좋다. 매일 아침 6시에 기상을 해 앞산에서 등산, 운동(10분), 호흡(30분)을 하고 약수를 길어다 날랐다.
지금도 서울 올라가면 꼭 여기서 수련을 하고 내려오는데 창원에서 할 때보다 훨씬 잘 된다.
사회생활에서 아무리 나쁜 기운이 들어와도(집에서 풀리지 않아 고생하다가) 이곳에서는 풀린다. 이때 수련시 손발에서 탁기가 빠져나가며 임독이 더 열리고 더 깊어져 몸 속의 음기가 빠져나가는 것을 느낄 만큼 기감이 더욱 더 예민해졌다는 것을 알았다.
미미한 수련 진도
1997년 2월 국무총리실 산하에 수질 개선 기획단이 창설되고 내가 경남 대표로 파견 발령을 받았다. 그 기간의 수련은 몹시 미미했다. 매일 아침 수련시 진도가 나가고는 있으나, 1년 후에 뒤돌아 봤을 때 전체적인 진도가 별로 나가지 않았다. 하루 일과후 퇴근시 사무실 건물을 빠져 밖으로 나오면 바깥의 깨끗한 기운으로 임독이 많이 막혀 있는 것이 느껴지고 버스 정류장에 서 있으면 음기가 슬슬 빠져나가 한참 멍청히 서 있기도 하였다. 특히 저녁식사 후에는 강한 영양보충 때문인지 온몸이 시커멓고 끈끈한 기운으로 막혀 있어서 방안에서는 제거가 되지 않고 피로만 쌓이므로 밖으로 나가 가벼운 체조와 산보 등으로 배출시켰다. 생각건대, 오후가 되면 사무실 직원들의 기운이 피로로 인하여 나빠지고 내 몸의 양기도 떨어져 들어오는 음기를 막지 못해 쌓이는 것 같다.
1998년 2월 IMF 한파로 수질개선 기획단 축소 계획 아래 다시 창원으로 내려왔다. 몇 번이나 원장님께 수련 상태를 보고했으나 아직 미약하다고 하셨다. 소주천을 개통하지 못하고 소약도 못 만들고 내려오려니 쓸쓸하기 그지없었다. 그러나 권 사범님은 창원 행을 큰 복이라 생각하고 소약을 꼭 만들라면서 용기를 북돋워 주었다.
창원에 내려오기 전 홍삼을 구입할 기회가 있었는데, 너무 딱딱하여 그냥 먹을 수가 없어서 된장 뚝배기에 달여 식구들과 같이 먹었다. 그 힘 덕분에 이후 수련의 진도가 잘 나갔다. 혼자 있으니까 수련하는 일밖에 없기는 하였지만 말이다.
그러나 한꺼풀이 벗겨지고 나면 그 속에는 시커멓고 끈끈한 음기층이 나와서 나를 무척 괴롭혔다. 원장님께서 이것은 외부에서 나쁜 기운이 들어와 몸 속의 양기가 음기로 변한 것으로 매우 풀기가 어렵다고 하셨다. 나의 경우는 원장님 말씀대로 되는 것도 있고, 또 내 몸 속에 층층이 음기가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소주천을 한 바퀴 돌리는 시간이 짧아져서 자연히 알게 된 것이다. 지난 몇 년 동안 나를 괴롭혔던 물질의 원인이 이제야 드러난 것이다.
수사 여러분들도 수련이 잘 되는 때가 있고 안 되는 때도 있을 것이다. 잘 되는 때는 천천히 쉬엄쉬엄해도 되지만 안될 때 집중적으로, 시간을 많이 투자하고, 양분을 충분히 섭취하여 빨리 벗어나야 한다. 일부에서는 이 기간을 '기몸살'이라고 하는데 불씨가 형성된 지금도 음기층이 나타나면 며칠씩 괴롭다. 괴로운 시간은 고수가 될수록 줄어드는 것으로 생각된다.
수련과 숙변
수련 시작 4개월 뒤부터 몇 달에 한번씩 묽은 설사가 나왔다. 죽 같은 것이 조금 검은 색을 띠었다. 이것은 몸 속에 남아 있는 찌꺼기가 나오는 것으로 배는 아프지 않다. 아주 나쁜 음식을 먹었을 때에도 설사가 나오는 경우가 있어서 혼돈될 수도 있다.
그러나 불씨가 생긴 이후부터는 숙변이 없어지고 단단해진다. 며칠만에 나오기도 하므로 물을 많이 먹고 자주 가는 버릇을 들여서 변비가 되는 걸 막아야 한다.
계속된 수련
경남도청 공보관실은 서울 이마빌딩보다 기운이 좋질 못하다. 그러나 다행히도 용지공원이 집 주위에 있어서 운동하기에 안성맞춤이었다. 퇴근 후 주로 공원 한적한 곳에 앉아서 수련을 하고 아침에도 눈을 뜨자마자 밖으로 나와 운동과 수련을 하니 진도가 잘 나가는 편이었다.
이즈음의 수련은 앉으면 단전에 덩어리가 있어서 이 기운이 임독을 정화시키는 데에 무척이나 편리하였다. 혼자 있으니 심심하고 해서 운동과 호흡을 계속해 나갔다.
앞에서 불씨의 특징을 이야기했듯이 불씨도 계속 임독을 뚫는다. 이것이 올라갈 때는 단전이 비어 있어서 불씨가 어디 갔는지 없어지고 백회를 돌아 인당으로 내려올 때는 일부가 단전에 고여 단전이 잡혀진다. 그래서 독맥은 밀어붙이고 임맥은 단전에 중심을 잡고 끌어당기라는 원장님 말씀이 생각났다.
나의 소주천 - 3차 소주천 과정
4. 3차 소주천 과정 (1998년 5월∼)
소약의 형성
{금단의 길}에서는 작은 것이 흰빛을 내는 기 덩어리라고 표현하고 있다. 이런 현상은 1996년부터 있어 왔다. 1997년에도 흰빛을 발하는 덩어리가 단전에 형성되어 아래로 내려가더니 맥 하나는 뚫고 두 번째는 뚫지 못하고 약해졌다. 원장님은 이것을 소약으로 인정하지 않으셨다.
1998년 봄에 불씨가 부서지고 그 속에서 콩알만한 것이 빛을 내면서 단전에 가만히 있었다. 그 며칠 후 소약이 단전에 있는 것인지 맥에 있는 것인지 분간이 잘 안되었는데 소약이 맥을 뚫고 있는 과정으로 생각되었다. 한 바퀴 돌면 단전에 머무르는데 갈수록 머무르는 시간이 오랫동안 지속된다. 이것이 소약이라고 판단해 본다.
소주천의 변화 과정
그 동안 진행되어온 소주천의 과정을 되돌아보며 정리를 한번 해보자. 임독 개통을 위해서는 약에서 맥박과 호흡이 저절로 일어나는 불씨가 형성되어야 하고, 이것은 기운이 약한 곳을 뚫기 때문에 저절로 임독으로 나아가므로 그 이전에 의식적으로 뚫거나 밀어붙이면 안 된다는 것이 정석이다.
그러나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수사들이 그때까지 기다리지 못하고 호기심, 착각 등으로 일찍 주천을 시도하는데, 여기서 기의 습관이 잘못 들어 결국에는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나는 다행히 여건이 좋아 수련할 기회를 많이 가진 관계로 진도가 계속 나아갔다고 생각된다.
① 나의 경우도 초기의 주천은 별 다르지 않게 이루어졌다. 치골, 회음, 미려 등으로 2~3일에 한 혈씩 진도가 나가는데 봉고가 잘 안되고 그날 마친 자리에서 그 다음날 개통이 다시 시작된다.
② 한 단계 올라서면, 한 혈을 뚫고 다른 혈로 가기 위해서는 현재 혈을 뚫으면 약한 기운이 몸을 한바퀴 돌고 뚫던 자리에 와서 다시 기운이 차 오를 때 앞으로 나아간다. 이것은 잘못 본 건지 몰라도 이해가 잘 안 되는 부분이었다.
③ 다음 단계에서는 주위에 연결된 맥이 통과되어야 다음 혈로 진도가 나간다. 예를 들어 치골을 뚫으면 연결된 다리로 기운이 내려가고 발까지 뚫려야 치골이 개통된다. 회음과 미려도 다리 가운데와 뒤쪽으로 연결되어 있다. 명문은 하대맥, 협척은 팔과 연결되어 이곳이 통과되어야 한다.
④ 다음 단계는 맞은편 혈쪽으로 몸 안이 뚫린다. 명문과 선을 그은 관원, 회음과 백회, 협척과 전중, 옥침과 인당 등 연결된 몸 안이 뚫리고 맞은편 혈이 열려서 남은 기운이 몸을 반 바퀴 돌아 처음에 도달하고 거기서 기운이 차야 다음 혈로 진도가 나간다. 그래서 한 혈을 통과하기가 엄청나게 어려운 것이다. 그 혈만 뚫는다고 통과되는 것이 아니다.
⑤ 다음 단계는 맞은편 혈만이 아니고 관련된 혈, 예를 들어 백회와 인당 사이를 개통하려면 치골이 먼저 뚫려야 되고 인당은 전중이, 미려는 옥침이 개통되어야 한다. 나머지도 그런 것이 있을 것인데 정확히 관찰하지 않아서 잘 모르겠다.
⑥ 다음 단계는 혈마다 방이 나온다. 회음을 개통하려면 그 아래에 주머니가 있어서 주머니 속으로 기운이 내려가고 주머니가 가득 차게 되는데 그곳에 온양을 하여 기운이 충만해야 한다. 이때에 많은 기운이 소모되어 진도가 잘 나가지 않는다.
이즈음엔 임독이 깊어져서 가끔 삼매, 정에 들어간다. 몸 속 전체가 흰빛으로 변하기도 하고 몸은 사라지고 빛만 남기도 한다. 그러나 그 시간이 짧다. 정(定)이 이내 깨어진다(5∼10분 정도).
그리고 중간단계에 터널이 보인다. 이때는 따라가면 안 되고 기운을 잡고 있어야 된다. 따라가다 보면 현기증이 생긴다.
또 몸 밖에도 맥이 있어서 뚫고 나간다. 주로 임맥을 뚫고 내려올 때 단전에 손을 모은 바깥부분이 개통되고 있다. 잘못된 것이 아닌가, 외부의 탁기가 들어오는 것이 아닌가 하고 무척 의심이 되는 부분이다.
⑦ 그 다음은 한 혈을 여러 번 뚫는 것으로 생각된다. 백회를 한 번 뚫었는데 지나가지 않고 그 자리를 또 뚫는다. 이렇게 한곳을 세 번 정도 반복한 것 같다.
어떤 단계인지 몰라도 뼈도 뚫어야 한다. 척추 뼈가 주 대상인데 이때는 진도도 잘 안나가고 무척 아프다. 온몸이 아파서 일도 잘 안되고 찜찜하다. 기운이 약한 탓일 것이다.
⑧ 다음 단계는 주로 회음, 항문, 미려와 옥침, 백회, 인당이 연결된 선을 축으로 한 상하로 맥을 뚫는 시간이 많다. 아마 이것이 깊어져서 충맥이 형성되는 모양이다.
⑨ 다음에는 혈에서 무한한 기운이 들어온다. 계속 흡입만 되어 기분이 매우 좋다. 슬슬 들어와서 몸에 가득 차고 나면 그친다. 또한 상을 형성하기도 하는데 상이 사라지고 나면 그 혈이 개통되어 있다.
⑩ 다음 단계는 기운이 맥에서 뻗쳐 나간다. 발바닥에서 아래로, 회음, 백회, 가슴에서 밑, 위, 앞으로 기운이 쭉쭉 뻗친다. 이때는 충맥이 형성된 단계다. 충맥이 항상 형성되고 소약도 보인다.
⑪ 다음 단계는 앞에서 각 혈은 방으로 이루어졌다고 했는데 수련이 다음 단계로 진행될수록 회음의 방과 백회의 방이 합해지고, 전중과 협척도 마찬가지로 나중에는 각 방이 모두 합쳐지고 하나가 되어 가운데에 소약만 남는다(내 경험으로는 자·오·묘·유 4개의 방이 한꺼번에 합쳐졌다). 이것은 매우 중요한 사실이다. 맥이 방으로 이루어졌다는 것과 그 방들이 합쳐져야 한다는 것은 밝혀진 바 없다.
가끔 컨디션이 좋을 때 숨이 끝없이 들어온다. 당겨도 당겨도 들어오기만 한다. 그러고 보니 이 상태에서 진식에 드는 것 같다. 들어온 기운이 뚫린 맥에 쌓이기도 하고 단전에 고이기도 한다.
⑫ 그 다음 단계는, 단전과 충맥 속에 풍선 같은 것이 생겨 그 안으로 약이 들어가면 주머니가 부풀어올라 커진다. 도(道)는 양파 껍질을 벗기는 것과 같다고 하듯이 소약이 깊어지는 모양이다.
아마 불씨와 소약의 차이에서 불씨는 임독의 각 혈이 방으로 보이는 단계이고 소약은 몸 속의 각 혈들이 방으로 보이는 것으로도 구별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소약의 특성
소약은 불씨보다 작지만 힘이 무척 강함을 느낀다. 소약이 지나가는 곳은 모든 것이 녹아버린다. 소약을 속불씨라고 한 것처럼 몸 안 내장이 다 녹아버려서 몸 속에 방해되는 것이 없다. 그리고 단전기혈을 깊이 깊이 한 단계씩 더 들어가기 때문에 그때마다 임독을 한 바퀴 돌려서 몸 전체가 다시 정화된다.
항상 정에 든다. 정에 들어서도 화후는 계속된다. 더 맑아지고 또 맥도 뚫고 상도 나타난다. 이렇게 진행되다가 기운이 달리면 조용히 그리고 고요히 눈이 떠진다. 눈이 떠지는 것은 기운이 약해졌기 때문이다. 이때는 자리에서 일어나 쉬는 게 좋다. 생각과 욕심이 사라진다. 소약, 대약을 이루겠다는 잡념이 없어진다. 생각이란 거추장스러운 것이다. 그러나 그 단계에 오래 있으면 입정 속에서도 잡념이 일어난다. 그래서 더 상위 단계인 대약으로 올라가야 한다.
소약은 일부의 기운이 임독을 확장시키기도 하고 전체가 임독을 뚫기도 하지만 대약은 오로지 가운데에서 정(定)하여 변화가 없다고 한다. 그래서 예로부터 도를 닦으려면 단(대약)을 이루어야 한다고 했나 보다.
소약은 우리가 상식적으로 생각하는 대약과 비슷하다. 꼭 대주천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길을 걸어갈 때 전과는 달리 온몸을 뺑 돌아서 기운이 감싸고 있으며 무언가 계속해서 돌고 있는 것을 느낀다.
좌선을 할 때에는 맥으로 들어가는 법이 거의 없고 가운데에 있다.
운동의 변화
처음에는 잡고 끌어당기고 힘껏 미는 등 힘으로 하다 보니 숨이 차고 쉽게 피곤해지며 별로 힘이 붙지 않는다. 불씨 이후에는 연공시 배가 불러지고 더 계속하면 가운데에 약 덩어리가 잡힌다. 운동도 밀고 당기는 것이 아니라 몸 안의 약을 먼저 잡고 약에서 밀고 당기는 식으로 바꾸어야 한다. 이전의 내공 수련시에는 몸 안의 약이 보였으나 외공 수련시에는 안 보였는데, 지금은 외공 수련시에도 몸 안에 약이 생기고 어떤 때에는 충맥과 팔다리의 맥만 남는다.
운동하다가 눈을 감으면 맥만 보이고 아무것도 없다. 더 고수가 될 경우 눈감고도 상대방 기의 움직임을 파악하여 공격과 수비가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예측이 든다. 탄퇴를 할 경우 할수록 힘이 붙는 것 같다. 장권은 아직 미약하다. 운동 초기에는 사회활동으로 몸 안의 음기가 아직 많이 남아 있어 이것이 빠지는 것이 느껴지고 계속 트림이 나온다. 예전에 태극권 하시는 분이 단전이 없다고 한 적이 있는데 이 사람은 아직 기가 약하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운동할 때는 기운이 온몸으로 퍼져서 불씨의 완성이나 소약 정도가 아니면 운동할 때에는 단전을 볼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요즈음은 처음과 달리 갈수록 운동의 중요성을 느낀다.
최초의 기를 형성하는 시기에도 운동이 중요하다. 나는 도장에 입문하기 전 2년간 배드민턴을 쳤다. 이 운동은 온몸이 땀에 젖는 운동이다. 그리고 종합청사 지하 체력단련장을 매일 이용했다. 이렇게 운동한 결과 맥이 자연적으로 열린 상태가 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특히 외부의 음기로 몸이 막혔을 때 좌선으로 뚫으려면 쉽게 정신이 피로해지므로 운동이 더 낫다는 것을 알았다.
운동은 시작하기가 싫다는 단점이 있다. 또 몸 속의 음기가 빠져나가고 양기가 가득 찼을 때 운동을 하면 굉장히 잘 된다. 몸이 쭉쭉 뻗고 동작도 잘 나오지만 사회생활을 하는 우리는 운동을 하든 호흡을 하든 하나만 하고 나면 몸 속의 정이 소모되어 두 가지를 다 할 수가 없다. 좌선이 잘 안 되는 사람은 일단 운동을 열심히 해서 기가 쌓일 수 있도록 몸의 터전을 잘 닦아야 된다고 생각한다.
기 점검
최초의 기 점검은 불씨 형성 이후부터 시작됐다. 처음에는 몇 사람 보고 나면 잘 보이지 않고 팔이 무척 아팠다. 나의 기운이 상대편 몸으로 들어가고 상대의 기운이 팔로 들어온 까닭이다. 그래서 기 점검은 하지 않는 것이 좋으나, 또 경험을 쌓기 위해서는 하지 않을 수도 없다.
보이는 시기는 내 몸 속의 맥이 보일 때 다른 사람의 맥도 보인다. 사람 몸은 똑같아서 기가 있는 부분이 희게 보이고 나머지는 시커멓게 보인다. 단전이 잡힌 사람은 단전이 희게 보이다. 임독도 보이고 사지도 보인다. 식구들의 몸은 자주 본다. 병이 있는 곳은 시커멓고 계속 집중하면 부서지고 뚫리면서 흰빛으로 변한다.
그리고 신기 수련만 했거나 단체에서 호흡만 길게 한 분은 흰 부분이 없다. 기가 쌓이지 않은 까닭이고 또한 진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처음 시작하는 사람은 고수의 점검을 받아야 하는데 거기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 첫째는 자기수련의 측정이다. 내가 느끼는 것이 바른 길인지, 진도가 얼마나 나갔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둘째는 고수의 진기를 받음으로써 수련을 향상시켜 나가는 것인데, 고수의 진기는 깨끗하며 잘 흐트러지지 않아 수련에 많은 도움이 된다. 하여튼 대근기(大根器)를 갖고 태어나지 않은 한 점검을 받지 않는다면 단전호흡을 제대로 한다고 볼 수 없다. 이것은 원장님과 나의 경험 결과이다.
컴퓨터 이용과 기의 소모
컴퓨터를 모르고서는 현대생활을 할 수 없을 정도이다.
각종 문서작성, 정보수집, 예약 등 하루일과 중 몇 시간씩을 이것과 씨름한다. 입산수련을 하지 않고서는 컴퓨터와 멀어질 수 없을 것이다. 이렇게 밀접한 컴퓨터와 기의 관계를 알아보자.
초기에는 잘 느끼지 못한다. 기의 양이 적으므로 외부로부터의 영향에 대한 감각이 적은 까닭이다.
일정기간 수련 후(소주천 초기)에는 강하게 충격을 받는다. 1시간 정도 작업한 후에는 머리가 아프고 어질어질하여 쉬어야 한다. 불씨 정도의 시기에는 작업 당시에는 잘 모르지만 끝난 후에는 끈끈하고 질긴 기운이 머리, 인당 쪽에 많이 들어와 있어서 잘 안 풀린다. 그러나 시커멓지는 않아서 풀기가 조금 낫다. 기운이 더 강화되면 워드 프로세서 작업을 할 때에 손가락에서 기운이 빠져나가는 것을 느낀다. 손가락이 허전하다. 그러나 조금 쉬면서 기를 채우면 이내 차 오른다.
요즈음은 크게 괴로운 것은 못 느끼나 맥이 많이 열린 만큼 많이 들어온다. 그러나 이젠 이런 것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문서심사를 컴퓨터로 하기 때문에 하루종일 컴퓨터와 씨름도 하고 화장품 냄새 물씬 풍기는 여직원들과 옥신각신하며 산다. 저녁에 수련을 하면 이런 것은 다 풀어지게 되어 있다.
업무수행과 수련
체험기에서 수련분야에 중점을 두다 보니 업무수행에는 등한시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점이 들겠지만 절대 그렇지 않고 일도 열심히 한다. 대신 잡담이나 술, 화투 등 쓸데없는 일을 하지 않고 그 시간에 수련을 했으며 수면시간이 자동적으로 단축되고 아픈 데가 없기 때문에 장시간 수련이 가능했다.
수련 초기의 내무부 행정과는 밤 11시 내지 12시경에야 퇴근이 가능한 부서이며, 조사과는 보고서가 많아 하루종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곳이다. 승진시험도 말이 그렇지, 2.5대 1의 경쟁을 뚫고 합격을 했으니 나름대로 열심히 공부를 한 결과이다.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정신적이든 육체적이든 자기가 하는 일은 수련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정신적인 일은 집중력 향상에 도움이 되고 육체적인 일은 정(몸)이 강해져서 그만큼 맥이 잘 열림으로써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덧붙일 중요한 사실은 하루종일 앉아서 좌선만 한다고 해서 하루종일 수련이 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정이 모자라면 기가 발생되지 않는데, 1∼2시간 정도 수련 후에는 정이 다 타버리고 없다. 따라서 계속해도 성과가 없는 것이다.
일(업무)을 하는 것은 쉬는 것이요, 쉬는 것은 일을 하는 것이다. 일보다 수련하는 것이 훨씬 에너지 소비가 많이 된다. 따라서 수련하는 것이 힘들고 일하는 것은 힘이 적게 든다. 결국 일을 하지 않을 때에는 자연히 수련이 되므로 계속 쉬기만 하면 처음에는 수련이 되지만 나중에는 피곤해진다. 따라서 일을 열심히 하기 바란다. 물론 일도 너무 과하면 당연히 해롭다
맺음말
하수일수록 집중력이 중요하고, 중수는 음식이 중요하며, 고수는 수련장소가 중요하다.
전생의 수련 정도는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현생이 전생이 되므로 현생의 수련이 제일 중요하다.
소주천을 하다 보면 끝없이 음기가 쏟아져 나온다. 이 음기만 없다면 벌써 대주천을 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따라서 음기를 없애는 것이 중요한데 음기가 발생되지 않도록 해야 하는 것이 아니겠나 싶다. 그래서 음기란 나쁜 일, 악행 등으로 이루어지고 선행, 착한 일을 할 경우 양기가 쌓이지 않나 하고 생각해 본다. 따라서 우리 수사들은 수련도 중요하지만 자기의 할 일을 충실히 하고 선행을 쌓는 것 또한 중요하다.
이상으로 '나의 소주천'을 끝낼까 합니다. 문장력도 약하고 선도의 진도도 낮은 사람이 두서없이 글을 올렸는데, 같은 길을 걷고 있는 동지 여러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다면 글쓰느라 소모된 기운과 시간이 아깝지 않을 것입니다.
저의 수준은 아주 낮은 단계입니다. 드러나지 않은 분들 중에는 연기화신, 연신환허에 든 분들도 많이 있을 것입니다. 이분들도 중생을 위해서 지도를 해주시면 우리 수사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일어나는 것은 제 이기적인 생각일까요?
이 책을 읽으시는 분들 모두 나날이 정진하시고 소원 성취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늦은 감이 있지만,
저의 체험기 내용중
'소약'으로 표기한 것들은 잘 못된 것이므로
널리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전 아직 소약을 이루지 못했으며,
소약으로 표현된 것들은 좀 더 발전된 형태의 불씨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소약이나 불씨는 그렇게도 어려운 것인가 봅니다.
헷갈리게 해서 대단히 죄송합니다.
출처:
http://oh-meditation.blogspot.com/2007/02/blog-post_841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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