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 연구로 네이처에 논문을 발표한 오사키 시게요시 교수가 '거미는 왜 거미줄을 주기적으로 교체하는지' 고민한 부분입니다. 아직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은 거미의 거미줄 교체 이유를 밝히고자 그가 오랜기간 연구하여 밝힌 결과는 자외선을 받은 거미줄은 일정시간이 지나면 점차 탄력을 잃어 손상되는데 이 때문에 거미가 거미줄을 교체한다는 것이었지요.
재미있는 것은 자외선을 받은 거미줄의 파단응력(외부의 힘에 의해 물체가 손상되는 것에 대한 대응력)이 극댓값에 이르렀다가 초깃값으로 돌아오기까지 걸리는 시간, 즉 거미줄이 자외선을 받아 상태가 일시 좋아졌다가 나빠지기 시작하면서 거미줄을 처음 친 상태에 도달하기까지 걸린 파단응력의 곡선회귀시간이 실제 거미의 거미줄 교체주기와 이틀로 일치했다는 점입니다. 그러니까 자외선을 받은 양에 따라 거미줄 교체 시기를 거미가 직감적으로 안다는 얘기가 됩니다.
오사키 시게요시 교수가 쓴 책 <거미의 법칙>을 읽으면서 거미의 이런 소름끼치는 생존의 직관력에 인간이 미치지 못하는 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직관은 줄어들고 과학적 기법과 측정의 잣대만 난무하니 점점 자연적 능력을 퇴보시키는 우매한 발전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